진정한 '원더러스트'를 꿈꾸는 당신을 위하여
이라는 독일어 Wanderlust를 참 좋아하는 나는, 여행 중 만난 친절한 독일 친구들 그리고 이 단어 때문에 독일이란 나라에 관심이 생겼다. 할 줄 아는 거라곤 혼자서 유튜브를 보며 공부한 독일 단어 몇 개가 전부, 독일어도 못하지만 독일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서라든지 어학연수든 1년 정도는 살며 경험하고 싶었다.
그렇게 우연한 기회로 가게 된 아일랜드 여행 중, 유럽 국가내에서는 저렴한 비행기표로 단 시간내에 이동이 가능하다는것을 알게되고,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독일을 꼭 가보자고 결심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비행기표를 결제했다. *저가 항공인 라이언 에어를 통해 베를린 행을 구입했다.
아일랜드 3주 일정에 4박 5일 베를린, 1박 2일의 런던을 여행 일정에 꽉꽉 채워 넣고 여행을 가기 몇일 전이 되어서야 예약을 시작했다. 베를린의 중심지인 Mitte의 **Generator Hostel을 예약했고 그렇게 무작정 아일랜드 코크에서 베를린으로 날아갔다.
공항에 도착해서야 공항 와이파이를 사용하여 호스텔로 가는 법을 찾기 시작했고, 구글맵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라는 심정으로 베를린에서의 첫 발걸음을 뗐다.베를린 쇤 펠트 공항에서 그렇게도 어렵다는 트레인 티켓 구입을 위해 기계앞에서 서성이고 있을 때 서양인 3명이 다가오더니 어떻게 표를 끊는거냐며 너무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미안한데, 나도 방금 도착해서…
예상과 달리 기계에서 영어가 지원이 되어서 생각했던 것 보다 티켓 끊는 방법은 간단했다. 구글맵이 알려준대로 쇤펠트 공항에서 트레인을 타고 시티로 향했다. 트레인이 한창 달리고 있을 때 쯤, 한 정거장에서 8명 정도의 어려보이는 중동 남자들이 탑승한다. 빈 자리가 많았지만, 내가 앉아있던 4인 좌석에 3명이 앉고 그 주위를 둘러싸며 다들 앉기 시작한다.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자리를 옮겨야 하나 싶었지만 아직 내가 갈 길은 멀었기 때문에 갑자기 내리는것도 이상하다 싶어 이어폰의 음향을 높이고, 창밖만 바라보며 있었다. 나를 힐끔힐끔 보며, 자기들끼리 쑥덕쑥덕 했다. 나는 내 작은 캐리어와 옆에 놔두었던 배낭을 꽉 움켜쥐었다.
만약 무슨일이 생기면 고함을 질러야 했기 때문에 내 좌석 근처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지도 둘러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한 정거장 문이 열리니 다같이 우르르 내렸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내가 너무 사람을 못 믿었나?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트레인에서 내렸지만, 다시 트램을 타고 Mitte로 가야했다. 시간은 어느덧 밤 12시, 거리는 깜깜했고 빠르게 뛰어가는 쥐 한 마리도 보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트램역은 보이지 않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다.
"독일에 처음왔는데, 숙소로 가야해. 트램을 타야하는데 어딘지 모르겠어."
무뚝뚝해 보였지만, 영어도 잘했고 친절한 말투로 어디로 가서 트램을 타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트램이 없으면 밤늦게 위험하니 택시를 타란다.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을 하며 알려준곳으로 트램을 타러 가는데, 눈 앞에서 트램을 놓쳐버렸다. 이런.
다음 트램까지는 약 30분이 더 걸린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모르겠다 그냥 택시를 타자!
독일답게 폭스바겐 택시가 왔다. 짐을 싣고는 Mitte의 Generator Hostel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친절한 택시 아저씨가 호스텔 입구까지 데려다 주었고, 나는 꽤 늦은 시간 호스텔로 들어갔다.
리셉션에 있던 대머리에 수염을 길게 기른 젊은 남자가 아주 친절히 안내를 해주며 기분 좋은 농담도 던져준다.
"이 어여쁜 레이디에게 얼른 방을 알려줘!"
키를 받아 방문을 열었는데,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방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사람들은 자고 있었다. 나는 주섬주섬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독일에 왔구나!
** 독일 베를린에 간다면 이 곳에 꼭 묵길 바란다. 호스텔을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여기에 묵은 후 생각이 360도 바뀌어 버렸다. 방마다 디자인도 너무 이쁘고,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하고 위치도 시내 중심인 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