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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ori Sep 10. 2021

나는 이 곳을 유토피아라고 부르겠어

동남아 배낭여행 - 라오스 (1)


청춘들의 성지 라오스

그 명성에 걸맞게 낮에는 버기카를 타고 라군으로 떠나는 무리들을 볼 수 있었고, 저녁에는 잔뜩 흥에 오른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고 시끌벅적한 방비엥과는 반대로 루앙프라방은 야시장마저도 조용했다.

사람이 없어서 조용한 게 아니라 루앙프라방만의 그 정적인 분위기가 사람들을 차분하게 해주는 듯했다.


나는 시장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사지도 않으면서, 눈으로 머릿속으로는 이미 양 손 한가득이다.


우리 숙소의 입구에는 아침장이 열린다.

형형색색의 신선한 야채들이 즐비하고, 삼삼오오 모여서 장을 보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루앙프라방에는 방비엥처럼 액티비티나 투어를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정적인 이 분위기에 맞게 스님들의 아침 탁발 의식을 보러 아님 아침 요가를 하며 명상을 하는 사람들, 라오스의 유명한 꽝시 폭포를 보러 온다.



벤을 빌려 타고 한참을 달려간 꽝시 폭포는 그야말로 자연이 만들어 낸 그림의 한 폭을 보는 듯했다.

누군가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돌들을 에워싸고 있는 나무들, 그리고 어디선가부터 흘러 내려온 계곡물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물소리와 함께 지저귀는 새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하모니.


‘아름답다’라는 이럴 때 쓰는 말이겠구나 싶었다.

한 폭의 그림 같다 라고 밖에 표현 못하는 나의 얕은 단어 실력이 부끄러울 정도로 아름답던 꽝시 폭포


대부분은 폭포의 아래층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나는 이 꽝시 폭포가 더 궁금해져서 길을 따라 올라갔다.

숨이 꼴딱 꼴딱 찰 때쯤 되니 저 멀리서 콸콸콸 쏟아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 옆에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었지만, 물줄기가 얼마나 세찬지 계단으로도 흘러내렸다.

손잡이를 잡고 조심조심 계단을 올랐다.

도착한 곳에는 힘차게 흘러내리는 물줄기와는 반대로 잔잔했다.

자연이 만들어낸 수영장에 너나 할 것 없이 수영복을 입고 뛰어들었다.


미끄러지지 않게 계단을 잡고 조심조심 올라갔다.
꽝시 폭포의 시작, 맹그로브 숲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풍경



도심 최대 규모라는 수영장들도 보면 야자수를 심고, 모래를 뿌려놓고, 심지어는 인공 파도까지 만들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연을 따라 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꼭 바닷가에 또는 정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그에 비해 자연이 만든 이 수영장에는 모기도 이름 모를 각종 벌레들이 내 몸을 기어 다니고, 물에는 벌레들이 둥둥 떠다닌다.

돌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서 한 발 한 발 딛지 않으면 미끄러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최신 유행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보다는 자연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가 좋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대신에 귀를 기분 좋게 간질거리는 바람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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