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걱정이 없는 곳

동남아 배낭여행 - 라오스(2)

by Dotori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알람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누가 들을 새 얼른 알람을 끄고, 점퍼를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얼마나 피곤한지 내가 어디로 걷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가로등 불 빛을 따라서 걸었다.

턱이 높은 도로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미 자리를 잡고 분주히 무언가를 준비하시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길거리에 사람들이 차기 시작한다. 다들 자리를 잡고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어둠이 사라질 때 쯤 저 멀리 주황 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 오기 시작한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다.


어른 스님, 동자 스님들의 탁발행렬 의식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앉아서 탁발 의식을 한다. 다행히 무례하게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것도 준비를 못한 나는 뒤로 물러나 스님들의 탁발의식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탁발 의식을 보면 길거리에 큰 플라스틱 통이 있는데 자칫하면 쓰레기통으로 오해할 모습이다.

스님들께서 음식을 받고 가시면서 그 플라스틱 통에 본인의 음식에서 조금씩 떼어서 두고 가시는데, 이는 가난한 이들과 길거리의 동물들을 위한 스님의 공양이다.


아기 동자 스님들은 조금 더 욕심부려서 드실법도 한데, 어른 스님, 동자 스님 할 것 없이 본인 드실 만큼만 제외하시고 너나 할 것 없이 음식을 두고 가신다.


욕심 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그 마음에 또 한 번 ‘아차’ 싶었던 순간이다.




루앙프라방의 아침을 여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아침이었다.


탁발의식을 보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태국으로 넘어갈 준비를 했다.

버스를 타고 나라간의 이동은 처음이라서 떨렸지만, 그래도 다 사람 사는 곳 아니겠어 라며 마음을 다 잡았다.


탁발 의식 때문에 일찍 일어났더니, 늦장을 부리며 샤워를 하고 짐을 싸도 아직 한 낮이다.


남은 라오스 돈이라도 쓰자 싶어서, 괜히 길을 돌아다니다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까오삐약 (라오스 국수)를 시켜서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해가 어둑어둑해질 때 쯤, 가방을 들춰메고 버스회사로 갔다.

사람들이 붐비는 야시장을 지나서 가는데, 떠나는 날까지도 루앙프라방의 야시장은 소란스럽지 않다.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에도 소란스럽지 않고 평화로운 루앙프라방을 뒤로하고 나는 태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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