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나가르까지 20시간
“안녕하세요” 어눌한 말투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인도인 ‘S’다. 빠하르간지의 길목에서 만난 그는 어눌하고도 유창한 한국어를 내 앞에서 쏟아냈다.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말들을 늘어놓으면서,
인도에 스리나가르라는 곳이 있는데, 자신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건 어떻냐고 물으며.
보통 나의 3년간의 여행 경험상, 이럴땐 무시하거나 가고싶다면 나의 감을 믿는게 가장 좋은데
‘S’에게는 그리, 수상한 구석이 없다.
이런 홈스테이가 아니고서야, 전통성있는 인도인의 집에서 머물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 나는
“생각해볼께” 라는 말을 남기고 숙소로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 날 그와 함께 스리나가르로 떠났다. 아직은 두려운 인도 3일차 여행객에게
현지인이 동행이라면 아주 든든할 것 같아서말이다.
아. 페이는 각자 할 것을 약속하곤.
스리나가르로 가는 길을 꽤 험했고, 지루했고, 힘들었다.
에어컨이 빵빵하다 못해 추운 침대칸인 야간버스에 몸을 싣고 카쉬미르 지역의 입구인 잠무라는 곳에 도착해, 다시 그곳에서 지프차로 갈아타고 이번엔 창문을 활짝 열어째낀 채 흙먼지를 온몸으로 뒤짚어쓰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렸다.
덥고, 짜증이 난다.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내니 새까만 흙먼지가 묻어나온다
‘하… 이게 인도인가’
땀냄새가 뒤엉킨 지프차엔 여덟명이 탔고 위험한 곡예운전을 계속해나갔다.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절벽을 지나고, 울퉁불퉁한 시골마을 길을 달린지 20시간째,
"제발 탈출하게 해줘!!!!!" 차라리 내려서 걸어갔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