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47
주부로서 끼니에 목매지 않게 된 지 쫌 되었다.
전 가족 성인이 된 시점부터
더 이상 남들의 일상생활을 관리하지 않겠다며
어른으로서 1/n 지분으로 공생하자 선언했었기에.
그러나 모든 게 말처럼 착착 바뀌면 무슨 걱정이 있으랴.
홀로서기 연착륙을 위해 기나긴 시행착오 연습 중이다.
역할을 독촉받지 않으면서 자기 성숙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인 나부터 끼니 해방, 부엌 공유를 주장하고 나섰으나
살림이란 누구나 마지막까지 외면하고 싶은 비효율적 분야여서인지
눈에 띄게 냉장고가 부실해지고 집안 분위기가 푸석거렸다.
그 고비를 넘어야 대안이 생기겠기에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다.
잠자코 내 꼴을 참아주고 지내는 가족이 드디어 한 마디씩 한다.
"끼니가 문제네, 끼니가 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