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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Nov 26. 2022

남동 둘레길 4코스 희망이음길을 걷고 오다.

청년 미디어 타워를 끝으로 볼거리, 즐길 거리가 유독 많았던 남동 둘레길 3코스인 하늘 바다길이 끝이 났었다. 청년 미디어 타워를 도착하고 고민의 연속이었다.

’ 타워를 한번 올라가서 내부를 구경하고 올까?, 그냥 갈까?‘

‘남동 둘레길 4코스인 희망이음길을 마저 걷고 끝낼까?, 오늘은 이만 쉬고 다음에 4코스를 걸을까?’


고민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타워 내부를 구경하고 4코스를 걷기에는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았다. 다음에 다시 4코스의 시작점인 이곳 청년 미디어 타워로 와서 걷기에는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번에 오는 수단이 없었다. 결국 나는 3코스가 끝나고 4코스를 바로 걷기로 결정을 했다. 자동으로 청년 미디어 타워의 내부는 다음을 기약했다. 희망이음길이라는 길 이름답게 4코스 희망차게 출발을 했다.

4코스는 인천의 논현동을 지나 산길을 걷는 코스였다. 길을 지나는데 주택단지와 그 길 사이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 가로수길이 예뻤다. 가끔 버스 타고 지나다니다 보면, 이 주택단지 길을 종종 지날 때가 있었는데 한적하고 예쁜 집들이 많아 나중에는 이런 예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주택단지를 지나 산길로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며 자연스레 산을 올랐다. 낙엽이 떨어진 산길은 구경거리도 많고 아름다웠지만, 미끄러워서 자칫 발을 헛디디면 미끄러져 심하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조심조심 오르다 보니 듬베산 정상에 도착을 했다. 인증석은 따로 없었는데 누군가가 친절하게 <듬베산 정상>이라고 사인펜으로 써두었다. 누가 써두었을까? 기분 좋게 내려와서 듬베산에서 이어지는 오봉산으로 향했다.

오봉산은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산 봉우리가 5개여서 오봉산이었다. 5개의 봉우리를 찾아 오르락내리락하는 재미가 있었다. 오봉산은 듬베산보다는 길이 조금 험하고 가파렀었다. 그래도 오를만했었다. 안내표식을 따라 가는데 남동 둘레길 안내표식은 다섯 번째 봉우리인 오봉의 정상을 안내하진 않았고 정상을 못미처서 내려가도록 안내되어 있다. 산을 한번 오르면 어떤 산이든 정상을 갔다 와야 하는 나로서는 오봉의 정상에 거의 다 와서 정상을 가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안내표식과 반대쪽으로 올라갔다 왔다. 정상에 가니 특별한 건 없었다. 나무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던 전망, 특히 오봉산에는 리기다소나무가 많았다. 그래도 정상에 다녀왔다는 뿌듯함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았다.

오봉의 정상에 다녀온 나는 홀가분하게 다시 안내표식을 따라 내려갔다. 그렇게 4봉, 3봉, 2봉, 1봉까지 모두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 오봉산의 정상은 5봉의 정상만 정상인 줄 알았었는데 4봉, 3봉, 2봉, 1봉 모두 오르락내리락해보니 각기 정상이 따로 있었다. 각각의 정상을 다 찍고 내려왔다니 나 참 대견했다.

오봉산까지 하산하면 오봉 근린공원이 나오는데 오봉 근린공원 앞에 남동 둘레길 4개의 코스의 마지막 스탬프를 찍는 곳이 보였다. 스탬프를 쾅 찍고 오봉 근린공원을 조금 걸었다. 오봉 근린공원에는 남녀노소 각기 모여 놀고 있었다. 오봉 근린공원에 낙엽이 흐드러져있는 길이 참 예뻤다.

이로써 남동 둘레길의 모든 길을 다 걸었다. 바로 완주 인증을 할 수 있는지 남동구청 공원녹지과에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스탬프를 다 찍은 스탬프 북을 가지고 남동구청 공원녹지과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보내면 완주인증 배지와 함께 다시 스탬프 북을 우편으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나는 3,4코스를 다 걸었던 날 남동구청 공원녹지과를 방문하여 스탬프 북을 전달하고 현재 완주인증 배지를 기다리고 있다. 남동 둘레길의 4개의 코스를 걸으면서 아는 명소였고, 자주 갔던 명소였지만 원래 알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걸어보면서 새로운 면도 알게 됐었고, 남동구에 30년 정도 살았지만 둘레길을 통해 몰랐던 명소를 새롭게 알기도 했었다. 4코스 희망이음길을 걸으면서 ‘이 길의 이름이 왜 희망이음 길인가’ 계속 궁금했었다. 다 걷고 내려온 지금도 왜 희망이음길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봉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나무 곳곳에 걸린 희망적인 글귀들을 많이 봤었다. 이러한 글귀들을 되새기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희망이음길인 건가 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사랑이 있는 풍경은 언제나 아름답다 “


오봉산 곳곳에 좋은 글귀들이 많이 있었지만, 걸으면서 가장 감명받았던 글이었다. 아무래도 풍경을 바라보면서 걸었어서 그랬는지 풍경과 관련된 글귀가 가장 와닿았었다.

4코스 희망이음길은 이런 좋은 글귀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했었다.

4코스는 주로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코스였어서 그랬는지 예상 소요시간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하루에 3,4코스를 함께 걷는데 무난했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침일찍부터 시작해서 하루 만에 1,2,3,4코스를 다 걷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과연 나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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