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두더지와여우와말

by 방구석여행자

지금 하고 있는 그림책모임에서 처음 알게 된 그림책이었다. 그림책모임 구성원들이 극찬을 했던 그림책. 아직 나에게는 그렇게 크나큰 울림을 받진 않아 소장하지 않았었다. 이 책으로 인한 그림책모임이 끝나고, 이미 소장하고 있는 분들에게 받은 이 책에 대한 찬사, 나처럼 소장하지 않은 분들은 소장하고 싶어 하시는 욕구를 드러내는 걸 지켜보면서 ’ 잠시 빌려봐서 감흥이 없던 걸까?‘라는 생각에 나도 소장해서 보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 구매했다. 원래 남들이 그렇다고 하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심리랄까.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문득 책장 속에 꽂혀있던 이 책이 떠올랐다. 이 책을 주섬주섬 꺼내 펼쳐보았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갑자기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말이 이어진다는 것. 전혀 이상하지 않고, 문제없다는 것. 고로 언제 어떻게 봐도 괜찮다는 말. 오늘의 나의 문장은 무엇일까? 내 운명을 맡겨보기로 했다


처음 내가 펼친 페이지는 두더지와 말이 만난 장면,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가 말을 만나 “안녕”이란 인사를 나누고 제목처럼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 말이 다 같이 있는 장면, 다 함께 있는 모습이라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다.

두 번째로 오늘 내가 만난 문장은 “너 자신이 정말 강하다고 느낀 적은 언제야?”소년이 물었습니다. “내 약점을 대담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때.”

우리는 보통 쉽게 생각할 때는 내 약점을 보여주는 건 지는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약점을 숨기려고 할 때가 많은데 이 구절을 보니 유명한 이런 말이 생각이 났다. “때로는 지는 게 이기는 걸 수도 있다”라는 말.

마지막 세 번째로 오늘 내가 만난 문장은 “도움을 청하는 건 포기하는 게 아니야.” 말이 말했어요. “그건 포기를 거부하는 거지.” 나는 살아가면서 도움을 청하는 건 포기하는 거라고, 내가 노력할 수 있는 건데 노력하기 전에 도움을 청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구절을 다시 곱씹어 생각해 보니 포기하고 싶지 않기에 도움을 청해서라도 어떻게든 내가 처한 일을 해결하고 싶어서 도움을 청하는 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언뜻 스쳤다.


이 몇 개의 구절만 보더라도 발상의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느냐에 따라 내 기분도 달라지는 거였다. 내 마음가짐을 바꾸면 괜찮아진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자꾸 잊어버리며 산다. 그러기에 이렇게 책을 보는 것이고 책을 보면서 다시 상기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빌렸을 때 빌린걸 빨리 돌려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급하게 하루 만에 보고 가져다줬을 때와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내 책이라 생각하고 자유롭게 읽고 싶을 때 읽고 싶은 만큼 읽으니 느낌이 달랐다. 매일매일 이런 식으로 오늘의 문장이라고 여기며 단 몇 페이지라도 이 책을 열어보련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괴짜 친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