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이 팔아요

by 방구석여행자

마트에서 아이를 사고팔 수 있다고?! 표지에 카트에 탄 아이그림을 보고 신박하다 생각했던 그림책. 어떻게 아이를 사고판다는 거지? 어떻게 아이를 물건처럼 대할 수 있는 거지? 하고 엄마로서 조금 언짢은 기분으로 펼쳤던 그림책이었다.


처음에 책을 펼치면 앞속지 부분에 부모 둘만 나오는데, 아이가 없던 부부가 마트에 아이를 사러 가는 길을 나타낸 것 같았다. 맨 끝에 뒷속지 부분에서는 부부와 아이 셋이 같이 나오는 걸 보면 아마 중간에 마트에서 아이를 사온 거겠다고 유추할 수 있겠다.


이 그림책을 사실 세 번 정도 봤다. 두어 번 읽었을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장면이 있었다. 부부는 아이마트에 들어가 다른 아이들은 말고 오직 완벽한 아이를 찾으러 왔다며 하나 남은 완벽한 아이를 데려간다.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이 아이에게 부부가 집에 가는 길에 솜사탕을 먹겠냐고 물어봤는데 아이는 거절했다. 아마 아이가 생각하기로는 솜사탕을 먹는다고 하는 건 처음 만난 부모가 자신을 싫어할 수 있겠구나, 점수를 따지 못하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았다. 그러기에 자칫 완벽한 아이로 보이지 않을 수 있겠단 생각에, 잘 보이고 싶어서 솜사탕을 먹지 않았을 확률이 컸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집에 와서도 전혀 아이답지 않게 행동을 한다. 너무 바른 모습, 너무 완벽한 아이의 모습이 마치 로봇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완벽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내어주는 모습, 아이다워야 하는데 아이답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완벽한 아이를 바라는 부모에 비해 부모는 아이에게 날이 갈수록 완벽하지 않았다. 부모는 아이에게 실수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그러면서 아이는 완벽하길 바라다니. 부모가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완벽했던 아이는 부모에게 한번 화를 내게 된다. 화를 한번 냈을 뿐인데 부모는 바로 아이를 데리고 본인들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 그 마트로 끌고 간다. 순간 쉽게 입양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무책임하게 파양 하려 하는 부모들이 생각이 났다. 아이를 수리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린다는 점원의 말에 부부는 고민을 한다. 그러는 사이 아이가 물어본다. ”완벽한 부모는 없을까요? “


아이의 이 한마디는 아마 부모에게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으리라. 뒷얘기가 확실히 그려진 건 아니었지만, 유추해 보자면 아이의 “완벽한 부모는 없을까요?”라는 한마디에 부부도 지난날에 대해 다시 돌이켜봤기를 바란다. 부부도 완벽한 아이를 고집했을 때에 비해 한 발짝 물러나고, 아이도 완벽하려고만 애쓰지 않고, 아이다워지는 계기가 되는 모습이 바로 뒷속지에 솜사탕을 들고 셋이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어쩌면 부부가 마트에 아이를 데리고 함께 가서 수리를 맡기려던 장면이 아이에게도 그렇고, 부부에게도 그렇고 큰 전환점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다 보니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었다. 같은 엄마 뱃속에서 나와 자란 형제자매, 하물며 한날한시에 함께 태어나는 쌍둥이조차 성격이 다른데 어떻게 내 입맛에 맞는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복제인간이 아닌 이상. 이렇게 세상에 완벽한 사람, 내 입맛을 다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는 걸 인정하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보완할 점은 보완하며 조화롭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이 책을 볼 땐 정말 단순히 아이를 어떻게 마트에서 사고 판다는 거지?라는 생각만 들었는데 확실히 몇 번 읽다 보니 생각하는 시야도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입양가족에 대해서도 생각이 들었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도 느꼈고, 사람이기에 실수도 하고, 화도 낸다는 것, 이런 걸 아이와 부모 서로가 이해해줘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인데, 그림책이니까 가능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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