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by 방구석여행자

앤서니브라운은 참 원숭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가 만든 그림책 곳곳에는 원숭이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우리 엄마 책에서도 역시 원숭이모양의 케이크로 원숭이가 등장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많이 있어 앤서니브라운 작가의 그림책을 보다 보면 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우리 엄마. 이 책은 꼭 아이가 엄마에게 하고픈 말을 적어낸 듯했다. 글밥이 적은데 문장 하나하나에 하고 싶은 말이 다 있었다. 내가 우리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내가 내 아이에게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엄마가 되다 보니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엄마인가?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내 아이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누군가가 엄마를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나를 어떤 엄마라고 떠올릴까?


나는 참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그리고 혼자일 때는 쉽게 포기하기도 했었고, 다른 이에게 의지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누군가의 엄마가 된 이후에는 내가 무서웠던 것, 내가 차마 하지 못했던 것들을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가 생겼다. 어쩔 수 없이 하다 보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능해졌고, 보람도 생기고 재밌어졌다.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 덕분에 나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엄마는 슈퍼엄마!”라는 구절에서 격하게 공감했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어설프더라도 하게 되니까. 아이를 키우면서 모성애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철없던 시절, 나의 엄마는 왜 그렇게 못났냐고 해서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적이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의 엄마도 슈퍼우먼이었는데. 그림을 못 그려서 미술숙제를 못하고 있으면 그건 항상 엄마의 몫이었다. 우리 엄마도 공부를 엄청 잘했었다고 들었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던 우리 엄마. 그렇지만 엄마는 우리 엄마가 된 것이다. 이런 엄마를 마음 아프게 했었다는 걸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엄마가 되어보니 내 아들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면 정말 마음이 아플 것 같으니까. 역시 어른들 말에 “너도 너 닮은 똑같은 자식 낳아봐야 내 심정 알 것이다”라는 말. 어른들 말은 정말 틀린 말이 없는 것 같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지금, 여전히 나의 엄마는 여전히 슈퍼우먼이다. 어른이 되어 누군가의 엄마가 된 내가 SOS를 요청해도 엄마는 언제나 도와주신다. 내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언제나 사랑해 주신다. 그래서 이런 엄마를 나도 언제까지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아들내미에게 잠자리독서로 이 책을 읽어주었다. 이 책을 읽어주니 내 목덜미를 더 끌어안으며 잠이 들었던 아들 녀석이다. 아직 의미 있는 말을 못 하지만, 엄마 엄청나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다고 생각하련다. 그래서 나도 같이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나도 너를 엄청나게 사랑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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