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온라인그림책모임에서 내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하여 읽게 되었다. 글밥이 적어서 그림위주로 더 많이 봤다고 해야 하겠다. 표지와 책의 그림체를 보자마자 예전에 즐겨보던 일본의 애니메이션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이로의 행방불명> 등의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던 건 왜일까? 그림체가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그림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살아있다는 건>은 작품설명을 보니 1971년 발표된 <살다>라는 시에 대한 그림책이었다. 생각보다 오래된 작품이었다.
이 책을 보면 “살아있다는 건 지금 살아있다는 건” 으로 시작해 시의 운율에 맞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역시 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거라 그런 것 같다. 살아있다는 건 지금 살아있다는 건 목이 마르다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것, 울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화를 낼 수도 있는 것, 자유롭다는 것,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구가 돌고 있는 것, 어디선가 아이가 태어나며 울거나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그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지금 순간순간이 지나고 있다는 것, 새가 날갯짓하고 바다가 넘실댄다는 것, 달팽이가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서로 사랑한다는 것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살아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책의 문장에 맞게 순간순간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표정이 바뀌는 걸 발견할 때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반가웠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들이 울고, 웃고, 화내고 또다시 웃고 하는 표정들을 보면서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 이런 게 살아있다는 거구나!’ 특히 카페에서 연인이 커피를 마시다가 뭐 때문에 싸웠는지, 남자가 잘못한 건지 카페에서 여자가 홧김에 먼저 나오고 남자가 얼굴을 감싸 쥐고 있는 모습과 아이가 수족관을 구경하다가 엄마가 빨리 가자고 이야기했는데 아이가 계속 수족관에 물고기를 구경하면서 집에 갈 생각이 없자 엄마가 질질 끌고 오는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여 공감이 되기도 했었다.
산다는 것, 지금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걸까? 이 책을 보면서 고민을 해봤다. 산다는 것, 지금 살아간다는 건 좋은 것만 볼 수 없는 것,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을 때도 있는 일이 많다는 것. 그래서 산다는 것, 지금 살아간다는 것에서 세상에 모든 아름다움과 마주하고 감춰진 나쁜 마음을 조심스레 막아내는 것이라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다. 또 울고 웃고 화내는 장면들을 보며 사람이 살아간다는 데에 감정은 꼭 필요한 요소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을 본 듯했던 살아있다는 건 그림책. 살아있다는 게 뭔지, 지금 살아간다는 게 뭔지, 산다는 게 그리 거창하지 않고,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그저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 듯했던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