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진 않았지만 지난 시간에 <엄마는 좋다>라는 그림책을 그림책방에서 보고 그림을 그리고 인상 깊은 구절을 써 내려가는 필사를 진행했었다. 그 그림을 그림책지인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딸은 좋다>라는 그림책도 있다고 알려주었다. 바로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한번 훑어보았고, 오늘 그림책필사모임 가서 본격적으로 읽고 인상 깊은 장면을 그리고, 인상 깊은 구절을 쓰고 왔다.
이 그림책은 딸을 예찬하는 그림책이다. 또한 이 책을 봄으로써 나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하고 엄마가 된 지금까지의 삶에서 엄마와의 시간을 돌이켜볼 수 있던 그림책이었다. 나는 지금 딸이 아닌 아들엄마이기에 온전히 이 그림책에 공감하진 못하지만, 우리 엄마에게 과연 나는 이런 딸이었을까?,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이렇게 해줬을까? 곰곰이 생각하고 궁금해하며 봤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이 책에서 딸이 좋다고 엄마와 싸우더라도 먼저 “엄마 미안해”라고 쪽지를 써서 건넨다고 하는데, 내 기억에 엄마와 싸우고 엄마에게 먼저 미안하다고 했던 적이 없던 못난 딸내미였다. 항상 엄마가 먼저 미안했다고 손을 내미셨던, 그런 못난 딸.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나서서 하다못해 쪽지라도 먼저 건네지 못했을까? 다 지나고 보면 후회로 남을 텐데 말이다.
엄마가 요즘 내게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너 인생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아” 이 책에서 보면 딸들은 커 나가면서 엄마를 보고 배운다고 한다. 나 역시 엄마를 안 보는 것 같았지만, 어깨너머 엄마가 요리하시거나 집안일하시는 걸 보고 자랐고 지금 그 어깨너머 봤던 것들대로 하고 있다. ”너 자신의 꿈을 키우라고. 너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을 놓지 말라고 “했는데 ”하고 싶은 것들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라 “고 해준 엄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엄마는 딸에게서 아기를 기다린다. 딸이 딸을 낳으면 딸이 얼마나 좋은지 말해주실 거라고 했는데, 내가 임신했을 때 엄마와 나의 사이가 워낙 친구 같고 좋았던지라 나도 딸을 낳아 지금 엄마와 나처럼 친구같이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딸을 바라고 기다렸다. 그런데 웬걸 막상 아들이라는 걸 알고 나는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게 엄마는 말해주셨다. “어쩔 수 없잖아, 아들을 딸처럼 키우면 되지” 그 말이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아들 엄마가 된 지금, 안 그럴 줄 알았는데 태어났을 때 보니 아들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어느덧 나는 아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고슴도치엄마가 되어있었다.
아들을 낳기 전만 해도 딸을 낳을 때까지 아이를 또 낳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딱 태어난 순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엄마의 말대로 아들을 딸처럼 키우면 되지 싶다. 아들도 키워보니까 좋은데 아들은 좋다 책은 없나? 딸 없는 엄마는 이 그림책을 보며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