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금

by 방구석여행자

요 근래 다비드칼리의 그림책을 자주 봤다. <나는 기다립니다>, <나의 작은 아빠>, 그리고 지금 읽은 그림책 <인생은 지금>. 다비드칼리 그림책의 공통점은 글밥이 적은데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준다는 것. <인생은 지금> 그림책도 역시 그러했다.


은퇴를 앞둔 노부부가 있다. 같이 여행도 하고 싶고, 외국어도 배우고 싶고, 풀밭에 누워 쉬고 싶어 했던 할아버지. 그러나 할머니는 항상 “다음에, 내일 하자”라고 거절하기 일쑤였다. 그런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인생은 오늘이야. 다 놔두고 가자 “ 고 말을 한다. 나의 삶을 대하는 방식 또한 할아버지와 가까웠다. 나도 삶을 살아가면서 인생은 언제 끝날 지 모르니 즐기면서 살자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여기 나오는 할머니 같이 ”다음에 “라고 말하는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됐을까?


항상 이유와 핑계를 댔던 할머니는 결국 할아버지의 뜻대로 ‘지금’ 떠나게 됐다. 온갖 핑계를 대고 ”다음에, 내일 “을 외쳤던 할머니가 지금 떠나게 됐을 때의 표정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짊어지는 짐을 이렇게 훌훌 털어 보내면 마음이 편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삶의 짐을 내려놓으면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 있는데 우리는 살면서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원래 결혼을 하기 전 해외여행을 좋아했고, 비행기 타는 걸 즐거워했었다. 최소 1년에 한 번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비행기를 타고 해외 어디든 떠나야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육아로 인해 갖가지 핑계를 대며 기차, 비행기 모두 고사하고 국내여행조차 제대로 못 떠나고 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가야지.’ , ‘아이가 말문이 터지면 떠나야지’하고 미루던 여행이 벌써 아이를 낳고 4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이 책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면서 우리 부부의 향기가 났다. 남편이 뭘 하자고 할 때면 퉁명스럽게 받아치는 나. 요즘 남편과 살아가면서 웃으면서 대화하는 일이 많이 없다. 이 책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우리도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이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서로 바라만 봐도 웃게 되는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보고 나니 “인생은 타이밍, 인생은 한 방”이라는 유명한 말들이 생각이 난다.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모르는데 뭐 있나? 지금을 즐기며 살자! 이 책의 마지막에 할머니 할아버지의 표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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