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많은 것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고, 휙 지나가버리기도 한다. 이 책의 시작이 그렇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곱씹게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유명한 말이 생각이 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이러한 걱정과 불안을 최대한 안 하고 싶어서 훌훌 털어내려고 항상 노력한다. 걱정과 불안은 사람이 생각하기 나름이다. 작게 생각하면 작게 끝날 수 있고, 크게 생각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십상이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내가 정말 크다고 생각했던 걱정과 불안들, ‘이게 진짜 과연 해결될까?’했던 생각들도 결국 나중에 보면 다 사라져 있었다.
요즘 내가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바로 아이의 말문이다.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에는 ’언젠가 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걸로 여겼었다. 모든 발달이 느렸으니까 말도 느리겠지 하면서. ’ 결국하겠지 ‘라는 생각이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말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과 성장 발달이 큰 차이가 보이자 초조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언어 치료센터의 문을 두드려 치료를 시작한 지도 몇 년이 지났지만, 발달 성장 속도는 더디다. 결국에 말 못 하는 아이들은 없다고 아이가 언젠가는 말할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해줄 거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새롭게 옮기게 될 언어치료센터에서 상담을 했을 때 성인이 되어서도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드물게 있다고 하여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 그래도 이러한 걱정은 곧 사라질까? 이 책의 말처럼 많은 것들이 사라진다고 하고, 변하기도 하고 휙 지나가버린다고 하듯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러한 걱정과 불안, 고민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다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오히려 나만의 일이었다면 워낙에 걱정하는 걸 싫어하기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을 안 하려고 할 텐데 아무래도 내 일이 아닌 내 아이의 일이라 더욱더 걱정되는 것 같고, 더욱더 불안해하는 것 같다.
이 책의 말미를 보면 모든 것이 변하기도 하고 휙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엄마의 아이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세상이 변하게 되더라도 우리 아이만은 아이가 어떻든지 간에 상관없이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