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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여행자 Apr 03. 2024

봄의초대

4월이 되니 완연한 봄날씨다. 맑고 화창한 날씨로 지인들과 봄나들이 떠나기 딱 좋은 날씨. 이런 날씨에 딱 어울리는 그림책이 있다. 바로 나현정 작가의 <봄의초대>. 이 책은 4월을 맞아 시작하는 온라인그림책모임의 오티움의 첫 번째 선정도서라 알게 되었다.


나현정 작가와는 구면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고, 나현정 작가가 쓰고 그린 책 <비밀: 코끼리와 코요테> 그림책을 먼저 봤다. 그림체가 많이 비슷해서 확인해 보니 역시 작가가 같았다.


겨울에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곰이 봄을 맞이하여 다른 동물친구들인 토끼가족, 사슴, 여우에게 각각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초대장을 보낸다. 두더지에게도 초대장을 보낼까 했지만 두더지가 자신의 인사를 안 받아주었다는 이유로 자신을 싫어한다 생각하여 초대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계속 보다 보니 사슴과 토끼, 여우는 수식어가 각각 붙어있다. 뿔이 멋있는 사슴, 옷을 잘 입는 여우, 다정한 토끼가족. 그런데 두더지는 그냥 두더지씨였다. 의아했다. 왜 두더지만 그냥 두더지씨라고 했을까?


곰은 동물 친구들을 기다리면서 각자가 좋아할 듯한 음식을 준비했다. 사슴 친구가 좋아할 것 같은 나무껍질 잼, 토끼가족이 좋아할 것 같은 클로버쿠키를 준비하고 깔끔한 걸 좋아하는 여우를 위해서는 집안을 청소하며 친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곰. 흡사 곰이 봄이 되면 대청소를 하거나 옷을 정리하는 내 모습 같기도 했다. 그렇게 토끼가족, 사슴, 여우는 곰에게 초대장을 받고 곰의 집으로 가는데 갑자기 곰의 집으로 가는 길 깊은 숲 속에 눈이 많이 내렸다. 눈이 내려 발이 푹푹 빠져 걷기 힘들었다. 그때 마침 두더지가 나타나 지하로 데려가 무사히 동물 친구들을 곰의 집에 데려다주었다. 곰은 두더지에게 이야기를 했다.


“나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아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두더지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그랬던 거라고 곰에게 이야기를 했다. 곰이 오해를 한 것이었다. 두더지와의 오해를 풀은 곰은 두더지에게 다시 정중하게 물었다. “우리 집에 오실래요?” 두더지는 흔쾌히 수락했고, 동물친구들은 곰의 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이 봄을 맞이하며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대접하며 친구들을 초대하는 곰의 표정을 보며 봄에 대한 기대, 설렘 등이 나 또한 책에서 느껴졌다. 이번에 이야기를 나눠볼 내용은 초대장을 만들어보고 단 한 명을 초대하고 싶다면 누굴 초대하고 싶은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예정이었다.


나는 만약에 단 한 명을 초대하는 초대장을 보낸다면 동네에서 만나 얼마 전에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더 친해지게 된 아이가 셋인 친구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싶다. 아이와 남편의 성향마저 비슷해서 왠지 더 짠했던 친구. 요즘 육아를 하면서 특히나 마음고생이 심한데 다음 주면 이사를 가게 될 친구. 우리 집에 초대해 그 친구만을 위한 따뜻한 밥 한 끼를 내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요리에 자신이 없지만 말이다.


언제쯤 오나? 싶었던 봄이 드디어 왔다. 새싹이 나고 봄이 왔다는 묵직한 한마디가 참 와닿았다. 거리에 봄이 오면 피는 봄꽃들이 만개했다. 그저 반갑다. 정말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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