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구석여행자 Sep 24. 2024

엄마는 집 같아요

이 책은 이전에 그림책심리지도사 수업을 들었을 때 애착에 대한 심리학 이론을 배우면서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셔서 함께 읽었던 그림책 중 하나였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노란색 바탕에 엄마와 아이가 서로 마주 보는 모습의 표지는 엄마와 아이의 사랑과 안정감이 느껴졌다.


책 내용이라고는  ”엄마는 ~같아요. “라는 간결한 문장과 그림뿐이었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를 뱃속에 품을 때부터 아이가 태어나 아장아장 걸어 나갈 때까지의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엄마와 아이의 애착관계, 안전기지로서의 엄마의 모습 등 많은 내용을 내포하고 있었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이전에 내가 아이를 뱃속에 품었을 때부터 아이가 돌이 지나 아장아장 내게 걸어왔을 때를 회상할 수도 있었다. ‘아, 맞아! 우리 아이가 이땐 이랬었지, 말은 못 했지만 이런 기분이었겠구나!’라고 아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도 있었다.


갑자기 오늘 이 책을 꺼내 들었던 이유가 있었다. 우리 아이는 지금 돌이 훌쩍 지나 만 4세가 되어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오늘 유치원에서 학부모 공개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교실 환경은 평소와 달랐고, 나뿐만 아니라 같은 반의 많은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의 교실을 오고 갔다. 선생님도 평소와는 분위기가 달랐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아이는 내가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선생님 말씀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나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녔다. 선생님의 활동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엄마와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시간. 놀이가 마트놀이었던 만큼 더욱더 교실은 복잡했다.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놀이에 집중하지 못했고, 화가 나서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교실에 있던 소파로 달려가버렸다. 전날 모의놀이를 했을 때만 해도 기분 좋게 잘했다고 하셨는데 낯선 사람들이 자꾸 자신의 익숙한 공간에 들어오고 나가니 아무래도 이상했던 것 같았다. 아이에게 자꾸 함께 놀이해 보자고 권유했었다. 이게 과연 옳았던 방법이었을까?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함께 놀이해 보자고 했는데 아이를 왠지 궁지로 내몬 것 같아 내심 미안하기도 했다. 기다려주지 못했던 것 같아서.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이러한 상황 때문이었는지 오늘따라 이 그림책이 더 생각이 났다. <엄마는 집 같아요>. 집은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에 우리에게 안정과 휴식을 주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밖에서 일하거나 바깥 활동을 하고, 다른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지쳐 힘들어 쓰러지듯 들어오면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엄마를 집에 비유하여 표현했다는 건 아이가 밖에서 지쳐 힘들고 외로울 때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 엄마가 되어야 함에 집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과연 지금 나는 우리 아이에게 이런 집 같은 엄마일까? 우리 아이가 지치고 힘들 때 돌아오고 싶은,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엄마일까? 다그치고 더 힘들게 했던 건 아닐까? 오늘 하루 이 책을 보며 다시 아이에 대한 내 마음을 다잡아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