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이 나왔을 때만 해도 어려웠다. 책을
봐도 뭘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지 모르겠었다. 그래서 이 책을 한동안 보지 않았다가 다시 눈에 띄어서 꺼내보게 되었다. 그냥 지금은 내 마음이 이 책을 보고 싶은 마음인 걸까? 몇 번을 보고 계속 곱씹고 싶던 책이었다.
엄마의 잔소리. 누구나 한 번쯤은 엄마의 잔소리가 싫다고,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었다. 물론 지금도 잔소리를 듣는 게 그렇게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보다는 나를 위하는 소리, 사랑의 소리라는 생각에 괜찮다. 이 책은 시간을 쪼개 잔소리를 하는 엄마가 멈춰버렸으면 하는 간절함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한다. 엄마는 그렇게 시계로 변해버렸다.
시계로 변한 엄마가 처음에는 좋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엄마. 빨리빨리 시간을 쪼개 재촉하는 엄마의 잔소리가 없었기에 느긋하게 준비할 수 있었고, 결국 학교에 지각을 했다. 학교에 다녀와서 보니 엄마는 여전히 시계였고, 완전히 멈춰 고장이 나있었다. 무작정 119에 신고를 했지만, 출동한 구급대원으로부터 앞으로 이런 장난을 하지 말라고 혼이 났다. 그럼 엄마를 고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급히 시계를 고치는 시계병원(시계방)을 찾아갔지만 휴가라고 한다. 그리고 급하다면 시계탕으로 오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부랴부랴 짐을 싸서 엄마를 수레에 싣고 무작정 시계탕을 찾아간다. 그곳이 어딘지는 모른다. 시계탕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시계병원(시계방)에서부터 시계탕을 찾아갈 때까지 마치 길잡이와도 같은 역할의 분홍색 뱀이 나온다. 이 친구는 과연 무슨 의미였을까?
우여곡절 끝에 시계탕을 찾았고, 시계탕 주인 할머니를 만났다. 시계탕에는 많은 시계들이 쉬고 있었다. 시계로 변한 엄마도 시계탕에 몸을 담그자 기진맥진 완전히 멈춰있던 엄마도 겨우 눈을 떴다. 시계탕에서 엄마를 쉬게 했다. 엄마를 기다렸다. 모두가 잠든 사이에 할머니는 시계를 고쳤다. 아침이 밝아왔고, 시계들이 떠났다. 나와 엄마는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는데 집에 도착해 있었고, 엄마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작가는 말했다. 엄마들도 가끔 고장이 나고, 그럴 때면 나사를 풀어주어야 한다고. 엄마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다. 고장이 난 엄마는 사실 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시계탕은 바로 그런 휴식의 장소였다.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축 늘어질 수 있었던 곳. 축 늘어지면서 서로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그리고 서로 기다리면서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곳. 시계탕에 시계들이 붐볐던 건 잔소리를 하는 엄마와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아이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엄마의 1분 1초, 싫었던 그 잔소리. 어느덧 나도 내 아이에게 하고 있었다. 내 아이와 나도 언젠가는 시계탕을 가야 할 날이 머지않았겠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한 날 말이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나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