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내 조랑말은."
살면서 포기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앞으로 이 문장을 되뇌게 될 것 같다. 마치 주문처럼.
이 책은 주인공이 조랑말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여러 이상한 녀석을 만날 때마다 그 이상한 녀석들이 조랑말을 망가뜨린다. 망가진 조랑말을 보면서 놀라지만, 그 조랑말을 열심히 꿰매고 상처를 치료하며 조랑말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려고 한다.
이 책의 앞면지를 보면 조랑말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그림책을 보고, 같이 놀기도 하고, 함께 잠을 자는 모습이다. 이번에 이 책을 두 번째 보는 것인데,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 나와 조랑말을 단순히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관점으로만 봤었다. 그래서 아이가 말을 안 듣거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자꾸 포기하려고 하면 아이를 타이르면서 어떻게든지 양육을 하는 엄마의 관점으로만 봤었는데.
다시 꺼내보니 꼭 엄마의 관점으로만 볼게 아니고, 조랑말이 남편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행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을 뜻하는 것 같고, 이상한 녀석들은 마치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시련과 고비, 역경을 뜻하고 이를 한쪽이 포기하려 하면 잘 다독여서 어떻게든 함께 하려고 하는 인생의 동반자의 느낌도 들었다. 나와 남편은 참 신기하게도 함께 살아가면서 둘 다 마음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한쪽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면 다른 한쪽이 잘 다독여서 끝까지 함께 하려는 마음.
동반자라는 느낌이 드니 이 책을 보면서 남편도 많이 떠올랐다. 내가 사는 인생에서 이혼(?) 하지 않는 한 어쨌든 가까이에서 내 옆에서 살아갈 사람이지 않은가. 이러한 의미는 뒷면지에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뒷면 지를 펼치면 다양한 아이들이 조랑말뿐만 아니라 기린도 있고, 얼룩말도 있고, 거북이도 있는 것처럼 각자에게 다 조랑말, 즉 인생의 동반자가 있음을 보여준 그림책이다.
어떻게 보면 조랑말과 나 모두 나 자신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스스로가 고비에 맞닥뜨렸을 때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나는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주문을 외우며 이겨낼 때도 있으니 말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라는 속담이 생각이 난다. 아무리 일생일대의 고비를 만난다 한들 해결 안 되는 문제는 없다는 말도 있다. 시간이 걸릴 뿐.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다 이 루어질지리.
이 책은 글은 많지 않았지만 등장인물을 다각도로 볼 수 있는 입체적인 책이라 좋았다.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항상 왼쪽페이지에 조랑말, 오른쪽 페이지에 내가 있었는데 마지막장면에는 내가 왼쪽 페이지에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 두 발로 걷게 된 조랑말이 있다.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 더 생각해 봐야겠다. 글은 짧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