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였던 스테가스테인 전망대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여행지, 스테가스테인전망대
트레킹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이후에 우리 모녀는 구드방겐, 플롬 등에서 피오르드 투어 일정을 진행했었다. 구드방겐은 거의 하루 종일 비가 내렸었고, 비가 오지 않을 때면 구름이 잔뜩 흐렸었다. 피오르드 투어가 끝나고, 근처의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를 구경 가는 것이 그날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안개가 자욱했던 날씨에 우리 모녀와 나머지 일행분들은 어차피 스테가스테인을 올라가 봤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며 가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데 의견을 모았었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를 했었다. 결국 그날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는 가지 않았다. 이전에 노르웨이 여행을 할 때 보지 못했던 곳이라 궁금했고, 여행지에 가서 웬만하면 많이 보고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지만,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흐렸던 그날의 날씨 앞에서는 별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국 숙소로 돌아왔다. 여행 첫날 피곤하다며 가지 못했던 비겔란 조각공원이 생각이 났다. 뭐, 결국 다음날 짧게나마 갔다 왔지만 말이었다. 스테가스테인 전망대도 다음날 짧게나마 다녀올 수 있을까? 그때는 몰랐다. 스테가스테인 전망대와의 인연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결코 놓칠 수 없었던 - 스테가스테인전망대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맑고 화창했다. 우리는 여행의 종착지인 마지막 도시 베르겐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마지막 도시인 베르겐으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가이드님이 "전 날 보지 못했던 스테가스테인전망대에 잠깐 들렀다 가실래요?"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무척이나 가 보고 싶었지만, 엄마와 다른 일행분들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었기에 다른 분들의 답변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었다. 조금 돌아가는 동선이었기에 베르겐에 도착하는 예정시간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리기는 하겠지만 별 차이 없겠지 싶어서 모두들 가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졌고, 우리는 스테가스테인전망대로 향했다. 나만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는데 엄마를 비롯한 다른 분들도 하나라도 더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구불구불하고 아찔했던 1차선 도로를 달려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건축, 디자인과 관련해서 1도 모르는 나지만, 독특한 모양은 좋아하는 나에게 스테가스테인전망대는 과연 진가가 드러나는 곳이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그 틈을 타 우리는 그곳에 전세라도 낸 것처럼 여유롭게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으며 그곳을 즐겼다.
행운의 여신도 우리 편, 날씨의 신도 우리 편
행운의 여신과 날씨의 신은 우리 편이었다. 전날 장대비가 퍼붓고, 안개가 자욱했던 날씨가 이렇게나 좋아질 줄이야. 하나라도 더 보고 갈 수 있어 기분이 좋았었다.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를 모두 완주했던 나에게도 이곳에서 보는 경치는 가히 예술이었다. 트레킹 코스들의 정상보다 지대가 많이 낮았음에도 어떻게 이렇게 수려한 경치를 보일 수 있었던 건지 신기해서 한참을 전망대 끝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보았다. 엄마는 유리로 된 전망대를 보시면서 행여나 떨어지진 않을까 조바심을 내며 무서워하셨다. 가까이 다가와서 보지 못하시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 익숙해지셨는지 잠시 후 엄마가 전망대 끝 쪽으로 다가오셨다. 엄마는 트레킹을 하지 않았던 다른 일행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시며 경치에 반한 모습을 보이셨었다. 두 분은 경치가 매우 멋있다고 하시며,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인 베르겐을 가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해도 여길 들렀다 가길 참 잘했다고 감탄하셨다.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유만으로 만약 이곳을 그냥 지나쳤더라면 후회가 남았을 것 같았다. 아니다, 이곳을 몰랐었으니 괜찮았으려나? 늦게나마 이런 매력적인 장소에 들렀던 게 참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