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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우울은 있다

누구에게나 우울은 있다

by 여행하는가족

낮부터 자꾸만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의 두 아이들이다. 첫째가 저보다 한참 어린 제 동생을 등에 업고 뛰다시피 걸어오는데 두 아이 모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 세상에 걱정할 것 하나 없는 순도 100프로의 기쁨이 조그만 두 개의 얼굴에 가득하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왠지 나는 울고 싶어진다. 지켜줘야 하는데, 내가 정말 지켜줄 수 있을까. 쓸데없는 걱정이요 난데없는 고민 같아 나 스스로도 이상하지만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다.


누구에게나 우울은 있다. 나는 스스로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어쩌면 그런 나의 모습 중 일부분만이 진실이고 나머지는 외부를 의식하는 무의식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월요일이고 둘째가 일어날 시간까지 네 시간도 안 남았는데 나는 해맑은 나의 아이들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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