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독일 뮌헨에서
호스텔에서 만난 앳된 금발의 미녀가
등번호를 붙인 티를 곱게 정리한다.
마라톤 나가?라고 물으니 그렇단다.
(오늘 뮌헨에서 마라톤이 있었다)
마라톤에 나가려고 한달이나 연습했다 하면서.
대단하다는 내 반응이 어지간히 부담스러웠는지
하프 마라톤이라 20킬로밖에 안 뛴다며
부끄러워 한다.
밤에 돌아와 성공했어?라고 슬쩍 말을 건넸더니,
목에 걸려 있는 메달을 흔들어 보여준다.
멕시코 친구와 나는 축하한다며 그 늦은 밤에
갑자기 짧은 수다 파티를 이어 갔다.
별거 아닌 사소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고,
국경을 뛰어넘어 서로 공감을 하고,
단지 하루이틀 밤을 같은 공간에서 보냈을 뿐인데
헤어짐이 아쉬운,
그 짧지만 긴 여운이 있는 추억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