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보다 싸게 한 아이슬란드 여행기_12

하이랜드 트레킹 당시 캠핑 라이프 이야기

by Doo

여행 당시 우리 부부의 여행사진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스마트 폰으로 수없이 많인 찍은 사진들... 마눌님의 주력 카메라는 스마트폰이지만 나 역시 가끔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으로 찍기 편할 땐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곤 했다. 그동안 각자의 폰 속에 잠들어 있던 사진을 꺼내 그중에 일부의 사진들을 이제야 공개한다. 어쩌면 스마트폰 높은 휴대성 덕분에 폰으로 촬영한 사진들이 우리 부부의 평소 꾸밈없는 진짜 여행 당시 모습 그대로를 담아낸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랜드 트레킹 때

란드만나라우가르에서 출발한 트레킹 첫날, 이날이 가장 힘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8시간을 걸어 첫 번째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하이랜드 고원에서 보이는 것이라 곤 하얗게 눈 덮인 산들.

해발 1100m쯤 출발할 때와 다르게 날씨가 춥고 눈, 비까지 내렸다.


무거운 배낭을 짊 어지고 (특히 이날의 배낭에는 4일 치 식량이 들어가 있어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ㅜㅜ) 눈 쌓인 산길을 걷는데 진짜 내가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왜 하나?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가장 힘들었던 첫날이다.

체력이 거의 고갈되어가던 중 목적지인 산장이 보였다! 이때 시간 저녁 8시쯤, 출발한 지 8시간 만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 여름은 백야현상 덕분에 밤늦게 도착해도 해가지지 않아 안전하게 트레킹 할 수 있었다.

초코바를 먹으며 체력 보충 중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식량이다.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만큼 잘 먹어야 사고가 나지 않고 안전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초코바는 트레킹 중 체력을 떨어질 때 쉬면서 일시적으로 체력을 보충해줄 수 있는 중요한 보조 식량이다. 그래서 산 많이 타본 사람들은 식량 못지않게 보조 식량(사탕, 초코바 등) 엄청 많이 챙겨 산행 중 수시로 먹으면서 체력을 관리한다.

트레킹 둘째 날, 해발 1100m 산장(사실 산장 이름은 모른다;;)에서 내려와 약 2시간 정도 눈길을 헤쳐간 끝에 드디어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이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호수가 보이는 곳, 산장에 도착하는 것이 둘째 날 트레킹의 목적! 한편으론 이곳이 하이랜드 트레킹의 트레이드 마크 장소다.

여름이지만 고원지대인 하이랜드는 춥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 탓에 방수가 되는 바람막이 점퍼는 필수

보온에 꽤나 신경 써야 했다.

트레킹은 쉬고, 걷고, 또 쉬고, 걷고의 반복이다. 첫날 4일 치 식량과 산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아웃도어 장비들을 모두 챙긴 나의 앞, 뒤 배낭 무게합은 무려 약 25kg이나 되었다. 이것은 군대에서 40km 행군할 때 군인들이 짊어지는 군장(20kg 이상) 보다 무거운 것이다. 나는 무식하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산을 탔으니 애당초 힘들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 거기다 사진을 촬영하는 나로선 각종 카메라 장비+노트북까지 무게까지 더해졌다.


배낭이 무척 무거우니 오래 걷기가 힘들다. 그만큼 쉬는 타임도 많아져 전체적인 트레킹 시간도 남들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렸다. 다행인 건 시간이 지날수록 챙겨 왔던 식량들을 소비시켜 마지막 날 배낭 무게는 약 18kg까지 줄였다. 첫날과 비교해서 훨씬 가벼워진? 배낭에 몸이 날아갈듯한 상대적 기분을 체험했다.


하이랜드 트레킹을 끝내고 아이슬란드 3대 폭포 중 하나인 셀포스에 갔다. 셀포스가 잘 보이는 곳에 텐트를 치고 여유를 즐기는 캠핑의 낭만은 너무 좋다.

스위스 같았던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의 여름은 흡사 스위스와 비슷하다. 멀리 눈 덮인 산에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 그 초원에 자유롭게 방목돼있는 소와 말, 양 떼 등등 넓게 펼쳐진 또 다른 스위스였다.

요쿨살론에서 촬영한 셀카

링로드를 따라 남쪽 방향으로 쭉 내려가면 거대한 빙하들이 모여있는 호수 요쿨살론을 만날 수 있다

이 거대한 빙하들은 수백 년간 이 자리에서 맴돌았다고 한다.

스카프타펠 캠핑장에서 저녁밥이 되기를 기다리면서 마눌님이 촬영해준 행복한 표정의 나

스카프타펠 빙하에서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우리가 주로 먹었던 핫도그와 맥주, 빵 그리고 커피. 물가 비싼 이 나라에서 그나마 가장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식료품이다.


대략 핫도그 가격은 350~500크로나

바이킹 맥주 140크로나

크라상 빵 230크로나

커피 350~400크로나


아이슬란드 어느 항구마을에서


캠핑장에서 평소의 우리 모습


캠핑장에서 아침식사


세이디스피오로드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를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촬영한 내 모습


7월말 레이캬빅은 비로소 여름이 왔구나 느낄수 있었다. 낮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 낮엔 제법 덥다. 아이슬란드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기 3일전 너무 비싼 블루라군은 패스하고 캠핑장 바로옆에 수영장이 있길래 1인당 1900크로나 지불하고 오랜만에 수영장에 갔다. 나는 물을 좋아해서 수영을 곧 잘 하지만 우리 마눌님은 반대다. 물과 안친해서 수영을 잘 못한다. 그래서 이날 하루 수영강의를 했다. 내가 알려준 방식으로 열심히 수영연습을 하는 우리 마눌님의 모습 꽤 열심히 하네!?


수다쟁이 버니 아저씨

링로드 일주를 마치고 다시 레이캬빅으로 돌아왔다. 레이캬빅 시내를 돌아다니던중 어떤 노년의 백인아저씨가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건다. 너네 한국에서 왔니?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하니 바로 한국말로 인사한다.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어설픈 한국어 인사하니 참 반갑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로 식당을 찾고 있던 중이여서 아저씨와 짧게 얘기하고 헤어졌다. 점심을 다 먹은 후, 우리느 다시 시내중심가를 돌아다디는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아까 만났던 그 백인아저씨를 만났다. 이것도 인연인가 싶서 우리부부는 그 아저씨와 30분간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 백인 아저씨의 이름은 버니,

풀네임은 'Bernhardt Keppler'

버니는 그의 애칭이다. 버니 아저씨는 캐나다 사람이고 빅토리아에서 산다고 한다. 한국에 관심이 유달리 많아 우리나라도 몇번 왔다고 한다. 그래서 간단한 한국어도 알고있고, 심지어 한국인 여자친구도 있다고 우리에게 자랑했다. 그 한국인 여자친구는 강남에 있는 어학원 영어강사라고 한다.


한국인들이 자주쓰는 메신저인 카카오톡도 알고 있을정도 이정도면 한국마니아라고 인정해도 좋겠지? 하여튼 버니 아저씨와 여행에 관해서 이야기도 하고 자기 딸이야기도 하고 (그의 딸은 영국에서 일한다고 한다. ) 얼머전에 딸이 임신해서 곧 손주도 본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락없는 우리의 부모님 모습이다.


외국인과 오랫동안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긴 오래간만이다. 주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버니 아저씨는 영어가 부족한 우리를 배려해서 천천히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버니 아저씨와 헤어질때쯤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페이스북 친구도 맺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었다. 헤어지면서 버니 아저씨가 캐나다에 놀러오라고 한다. 자기가 풀코스로 가이드 해주겠다고.


오 이건 솔깃한데?! 다음 여행지는 캐나다?!


캐나다... 나에겐 무척 로망이 있는 나라다. 내가 외국에서 산다면 가장 살고싶은 나라 1순위 캐나다! 캐나다를 진짜 가게 된다면 버니 아저씨한테 연락해봐야 겠다.


뭐 지금도 간간히 와이프 통해 버니아저씨가 페북메신저로 안부인사를 묻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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