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유럽 Day.2] 유럽에 첫발을 내딛다

이 곳은 어디? 독일 프랑크푸르트다!

by 진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해서 어영부영 고속전철(?)을 타러 갔다. 왠지 이곳에서 타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발길을 뗐다. 승강장으로 들어서는데 어떤 젊은 부부로 보이는 두 명이 나에게 나가왔다. 모르는 글자가 써있는 티켓을 내밀며 가지라고 했다. 뭔지도 모른채 티켓과 그들을 번갈아보니 자기네들은 이제 독일을 떠나기 때문에 필요없다고 했다. 오늘 하루동안 쓸수있는 티켓이니 사용하라고 했다. 덕분에 무료로 열차에 탑승했고 첫번째 숙소인 프랑크푸르트 호스텔을 향해 중앙역으로 갔다. 우리나라의 지하철/기차 역처럼 숫자로된 출구 번호를 기대했건만 그런 것은 없었다. 중앙역이 조금 커야말이지, 엄청 넓고 사방팔방으로 출입구가 있어보였다. 쨍쨍한 날씨에 출구를 잘못 찾아나갔다간 반대방향으로 돌아가야할 수도 있으니 호스텔과 가까운 출구로 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사전에 캡쳐해뒀던 숙소 설명 부분을 봐도, 어느 출구로 나가라는 말은 없이 그저 출구에서 나와서 직진하라고만 되어있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GPS를 켜서 호스텔 방향과 가까운 곳으로 나갔다. 이색적인 풍경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배낭은 부담스럽게 무거워지는 중이었다. 다행히 이리저리 둘러보는 나에게 어떤 인도가족이 다가왔다. 초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귀여운 남자아이와 부부였는데, 찾는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호스텔이름을 말해주니 바로 앞에 있다며 가는 길이니 횡단보도를 함께 건너자고 했다. 그 길을 건너자말자 바로 초록색의 큰 간판이 보였다. 귀여운 남자아이가 다니는 국제학교에 '미소'라는 한국인 친구가 있다면서, 그 이유로 나를 도와준건지 모르겠지만 고맙다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중앙역과 굉장히 가깝게 위치한 호스텔이니 위치면에선 최고였다. 호스텔 자체적으로 워킹투어를 진행하고, 저녁에는 무료 파스타도 나눠줬다. (미리 신청을 해야하고 시간에 맞춰 와야했다) 내 방은 혼성 도미토리6인실이었고 오후6시가 다되갔지만 여전히 밝아서 밖으로 나갔다.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밤11시가 되어서야 어둑어둑함을 느꼈다. 아, 맞다. 여긴 외국이지 라는 생각에 갑자기 겁이 나서 아는 길을 찾아 냅다 뛰어서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다시 밖으로 나갔다. 이곳은 차가 그리 많지 않았다. 국제적인 금융기관 등이 많다고 하던데 곳곳에 크고 현대적인 건물들이 많았다. 날씨는 청명했고 쾨쾨한 냄새도 없이 상쾌했다. 많지 않은 차였지만 가끔 지나갈때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서서 차가 지나갈때까지 기다렸는데,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먼저 지나가라고 손짓을 보내거나 내가 걸을때까지 기다려줬다. 사람나고 차났다는 말이 한국에서는 익숙치 않아서 내가 조심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피해다니기 바빴는데 정 반대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기분 좋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내 모습이 남아있어서인지 지나가라고 손짓을 하면 걸어가도 될 것을 나때문에 기다릴까봐 마음이 급해져서 빠르게 뛰다싶이 지나갔다. 하하.


프랑크푸르트에서 쇼핑의 중심지로 유명한 자일거리를 걸었다. 넓직한 길에 그리 많이 않은 사람과 틈틈히 나무가 많아서 그늘이 되었다. 목적지 없이 걷고 구경하다가 대성당에 갔다. 천주교 신자인 엄마를 위해 성당 내외부 사진을 열심히 사진으로 남기고, 초를 봉헌했다. 성당 옆에는 가로등과 벤치 하나가 있었는데, 조금 뜬근없어 보였다. 벤치도 여러개가 아니라 딱 하나. 자리가 좁아서 그렇게 두었을까? 벤치 앞쪽의 작은 매표소가 있었는데 대성당 타워에 올라갈 수있는 입장권을 파는 곳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없이 오로지 걸어서 가야했다. 높은 곳에서 전망을 보고 싶어서 티켓을 샀다. 겉으로 보면 동그란 원형과 같았다. 그렇기때문에 계단도 스프링이 꼬여있는것처럼 동글게 동글게 무한 계단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워낙 좁다보니 내려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이 겹칠때는 서로 벽 쪽에 몸을 바짝 붙여야 겨우 접촉을 피할수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맞닿는 편이었다. 300개가 넘는 계단을 계속 올라가다보니 지쳤다. 산을 올라가다 보면 중간에 약수터라도 있는데 이곳은 그런곳도 없었다.그저 끝이 보일때까지 올라가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작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밖의 모습은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무서웠다. 아무래도 원통 같이 좁은 건물을 오르며 작은 바깥을 본다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한 몫 한 것 같다. 오히려 66미터의 전망대 끝에 다다라서야 안정을 찾았다. 작은 창문으로 바라보기보다 전체가 훤히 보이니 훨씬 덜 무서웠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점점 높은 곳이 무서워지고 있다. 동그란 길을 한바퀴 도는데 1분도 안걸렸다.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시내의 모습과 전망대 끝에 위치한 섬세한 건축물의 장식들이 놀라웠다. 바람이 불면 장식이 떨어져서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떨어지지 않을까?


내려올때는 올라올때보다 쉬웠지만 그렇다고 만만하진 않았다. 문을 열고 1층에 내려온뒤에야 아까 봤던 벤치의 용도를 명확히 이해했다. 쉬어가는 곳이었다. 벤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현대박물관에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서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카페의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엽서를 썼다. 유럽에서 처음 쓰는 엽서. 엽서를 살때 물어보니 노란 우체통에 넣어라고 했는데 어디있는지는 모르겠다. 문득 이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점심을 어디서 먹을지 궁금했다. 먹을데가 그렇게 많아 보이진 않았다. 그들만 알게 숨어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으로 슈타델 미술관에 갔다. 벽의 색상의 화려하고 쨍한 원색을 썼는데 기존에 내가 봤던 곳들과 달랐다. 벽이라고 하면 하얀것만 생각했지, 오히려 벽의 색상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조화로워 보였다. 천장의 조명도, 벽의 색상도 작품과의 조화를 고려했을 것 같다. 파도가 치는 순간을 그린 작품이 있었는데 대체 어떻게 그 순간을 잡아내고 묘사하는 지 궁금했다. 그 장면을 한번만 봐도 어떻게 그려낼수있을지 기억에 남는 것인가?


그날의 숙제가 있었다. 잘못 변경한 티켓을 원래대로 바꿔놔야했다. 스카이프 크레딧을 사서 연결했지만 와이파이가 너무 약해서 계속 끊켰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낄 정도였다. 처음 내가 구매했던 티켓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기 전에 내가 얼른 변경해야 하는데, 연결자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호스텔의 와이파이는 로비에서 해도 신호가 너무 약했다. 차라리 길가에 있는 무료 와이파이가 낫겠다 싶어서 나갔더니 늦은 시간인지라 술 취한 사람과 노숙자들이 길가에 앉아있었다. 한켠에 쭈그려앉아서 노트북을 했는데 12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그렇게 했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내가 그랬을까. 옆에서 말거는 사람도 있고 이대론 안될 것 같아서 노트북을 옷 속에 숨겨서 중앙역으로 갔다. 차라리 사람이 많은 곳이 나을 것 같았다. 중앙역에서 노트북을 들고 이리저리 걸으며 신호가 잘 잡히는 스팟에서 노트북을 손에 든채 스카이프를 했다. 노트북도 약하고 핸드폰도 신호가 약했는데 결국 핸드폰 스카이프로 연결 했다. 설정을 배터리 일정 퍼센트 이하면 와이파이를 차단해두는 기능이 활성화되어있어서 카드 번호를 알려주는 순간 꺼지기도 했다. 인내심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다시 전화를 걸어서 예전에 통화햇던 상담원을 바꿔달라고했는데 그런 기능은 없단다. 그쪽에서는 티켓 변경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지금 바로 바꿀 수 없으니 내일 아침에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그 전까지 다른 상담원과 통화할때는 바꿀 수 있었는데 이렇다저렇다 영어로 설명하기도 어렵고 너무 피곤했다. 결국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하루 사이에 티켓 가격이 오를까봐 불안했다. 한시간 가깝게 노력했지만 참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00일,유럽 Day.1] 침착 또 침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