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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실 Mar 31. 2017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을까?

평범한 일상이 여행보다 나을때가 있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을까?’ 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SNS에 가득한 여행사진, 어디가 좋고 무엇을 봤다고 하니 마냥 좋아보인다. 마치 이 곳에 남아 있는 내가 진 것같다. 솔직히 부럽다. 그것도 너무 너무 부럽다. 나는 지금 여기서 짜증나는 일을 하고 주말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데. 이런게 바로 상대적 박탈감인가보다. 그러다가 ‘에잇, 그만 볼래’ 하고 SNS를 탈출한다.    


여행하고 있는 사람은 매순간 가슴이 뛰고 즐거울 것 같다. 살아있음을 생생히 알고, 즐기며 사는게 아닐까.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가 삶에서 여행을 하고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될까. 1년이 365일이니까 직장인을 기준으로 여름 휴가 시즌에 가까운 동남아나 해외로 향하는 것. 그 외에 한두번이 추가해서 넉넉히 잡더라도 1달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한달이 채 되지 않는 그때를 기대하며 살아간다. 매 주의 희망인 주말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곧 주말이니 힘들어도 참자’처럼 ‘곧 여행에 가니까 조금만 버티자’가 되어버린다. 1달을 위해 11달을 꾸역꾸역 참는거라 생각하니 아까 먹은 점심이 턱-하고 막혀 체할것만 같다.     




여행을 하기 위한 시간만이 살아있는 시간이고,    그 밖의 시간은 그저 여행을 위해 기다리는 거라면 우리의 하루가 아깝다.





여행자들이 세상을 돌아보고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으면 좋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다녀왔고,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과 세상을 보고 겪고 왔다고 하니까. 하지만 마냥 부러워만 할것이냐. 타인의 여행기록과 사진에 박탈감만 느끼면서 여행을 갈 여유 없는 지금 내 모습을 초라하게만 생각할것이냔 말이다. 왠지 그렇게 살기엔 억울하다. 나도 나대로 잘 살고 있을텐데, 부러움에 묻혀 내 삶이 부정당한다. 여행사진과 글을 읽었는데 마지막에 가면 묘하게 기분이 멜랑꼴리하고 불쾌해진다. 그래서 결국 외면한다.     


씁쓸하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아직도 학업이나 경제적, 혹은 다른 이유로 여권을 만들 기회가 없던 사람도 있다. 가까운 시일 내로 여권을 만들 계획이 없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여행 가지 않는 삶도 나쁜 게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다.     


막상 떠나보면 여행이 만만치않음을, 짜증나고, 힘들고, 재미없고 막막할때가 많은게 사실이다. 지금 여기에서 일상을 살고 있는 나나 저기 반대편에서 여행을 하고 있는 너나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렇게 여행을 떠나지 못해도 지금의 내 삶도 나쁘지 않다고 위로 받으면 좋겠다. 여행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면만 좋아보일뿐. 그 속을 살펴본다면 여행가기보다 지금 이곳에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여겨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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