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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로이 Aug 07. 2022

Pachinko (2022)

우연히 보기 시작해 이내 완전히 빠져버려 정주행 했다.


(선자가 주인공이지만) 나는 자연스레 선자의 손자인 솔로몬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봤다. 나로서는 이국땅의 외국계 회사에서 유일한 한국인 직원으로 살아가는 중년남의 처지에 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땅을 팔지 않는 할머니의 서명을 받아내야 하는 회의에서 그렇게 말하면 해고당할 걸 알면서도 솔로몬이 할머니에게 “(서명)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전까지 오직 자본주의 게임의 룰에만 순종하며 살아온 솔로몬이 각성하는 순간이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그가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춤추는 장면을 보면서는 나도 함께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전부 매력적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억세고, 강인하면서도 지혜로우며, 유연하면서도 끝까지 소신을 지킨다. 특히 땅 주인 할머니를 보며 ‘나이를 많이 먹어도 저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따뜻한 쌀밥  한 공기가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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