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외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Nov 24. 2021

타이베이 근교 예스진지 여행

줄여서 예스진지라 불리는 예류, 스펀, 지우펀, 진꽈스는 타이베이 근교 여행의 핵심이자 으뜸 볼거리다.
대중교통이나 택시투어, 버스투어를 이용해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보자.


버섯바위


예류: 기묘한 암석이 이룬 해안 절경


신베이시 완리의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으나 해안 절경이 알려지며 타이완의 명소로 거듭난 곳이다. 핵심 볼거리는 예류 지질공원(野柳地質公園). 너비 300m, 길이 약 1.7km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곳으로 외계의 행성에서 뚝 떨어진 것만 같은 기묘한 형태의 암석들이 가득하다.


생강바위


가장 많은 수는 180여 개의 버섯바위다. 버섯바위는 바위 층의 균열이 해수의 침식을 받아 세월을 보내고, 사암 중의 단단한 부분만 점차 노출되며 형성됐다. 바람 또한 버섯바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여왕의 머리라 불리는 뉘왕터우(女王頭, 여왕두)는 버섯바위이자 예류를 대표하는 바위다.


여왕머리바위


예류 지질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입구를 기준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제1구역에는 버섯바위, 생강바위가 밀집돼 있다. 촛대바위와 아이스크림바위도 이곳에 자리했다. 제2구역에도 역시 버섯바위와 생강바위가 주를 이룬다. 여왕의 머리가 이곳에 자리하며, 해변 쪽에는 코끼리바위, 선녀신발바위라 불리는 특이한 형태의 바위가 있다. 제3구역은 해식대다. 예류 지질공원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 보호구역으로 손꼽히지만 눈길을 끄는 바위는 적은 편이다.


촛대바위


Yeliou

주소: 新北市萬里區野柳里港東路167-1號
전화: 02-2492-2016
홈페이지: www.ylgeopark.org.tw




스펀: 선로 위에서 천등 날리기


타이완 북회철도의 지선인 핑시시엔(平溪線, 평계선)은 1921년 지롱허구(基隆河谷, 기룡하곡)에 탄광업이 발달하면서 탄생했다. 광물의 운송을 위해 골짜기와 하천을 따라 선로를 만들었고, 선로를 따라 생겨난 역에는 촌락이 형성됐다. 하곡을 따라 선로를 건설한 건 편리를 위해서였지만 후대의 여행자들은 수려한 풍경을 덤으로 얻게 된 것이다.



탄광업이 사양길에 이르며 핑시시엔의 쓸모는 줄었다. 대신 1992년 핑시시엔은 여행자들을 싣고 달리는 관광열차로 개조됐다. 스펀 역은 핑시시엔에서 유일한 복선 선로를 지닌 최대 규모의 역. 여행자들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시간, 선로 위에서 천등을 날리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스펀 역의 선로 양쪽으로는 천등을 파는 상점이 가득해 일 년 365일 스펀의 하늘은 천등으로 물든다.



매년 음력 정월 15일, 핑시시엔의 스펀과 핑시, 징통 일대에서는 천등 축제가 열린다. 건강과 사랑, 재물 등 각자의 소원을 적은 천등이 밤하늘을 날면 그야말로 장관이 펼쳐진다.


스펀라오지에

주소: 新北市平溪區十分街




진꽈스: 박물관이 된 폐광촌


진꽈스는 지우펀과 더불어 타이완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금광촌이다. 대만금속광업공사가 철수해 폐광으로 남은 이곳을 타이완 정부는 황진보우위엔취(黃金博物園區, 황금박물원구)라는 현대적인 전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산책하듯 천천히 건축물을 감상하고, 광차가 지나던 철로를 걷자. 과거에 놓인 듯한 착각이 든다.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는 타이즈삔관(太子賓館, 태자빈관)과 황진보우관(黃金博物館, 황금박물관)이다. 타이완 최고(最古)의 일본식 목조 건물인 타이즈삔관은 일본 황태자의 타이완 방문에 맞춰 건립했다.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나무와 삼나무로 고급스럽게 지었는데 정작 황태자는 이곳을 찾지 않았다. 황진보우관은 박물원구의 가장 마지막 코스이자 가장 인기 있는 전시관이다. 인기의 비결은 금괴. 전시관 2층에는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금괴가 놓여 있다.



Jinguashih(Gold Ecological Park)

주소: 新北市瑞芳區金瓜石
전화: 02-2496-2800
홈페이지: www.gep.ntpc.gov.tw




지우펀: 홍등 매달린 라오지에


육지에 길이 없던 옛날 옛적, 지우펀은 바다를 통해서만 다른 지역과 소통이 가능했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당시 지우펀의 가구 수는 아홉. 육지에 길이 없으니 육지에서 공수한 물건을 배로 날라야 했는데, 아홉 가구의 주민들은 물건을 사서 사이좋게 아홉 등분으로 나누었다.

 ‘아홉으로 나눈다’는 뜻의 ‘지우펀’의 유래다. 작은 산촌 마을은 골드러시를 겪으며 4천여 가구의 거대한 마을로 성장한다. 당시 지우펀은 ‘금의 도시’ 혹은 ‘작은 상하이’, ‘작은 홍콩’ 등으로 불리며 호황을 맞는다. 지우펀 라오지에(九份老街, 구분노가) 역시 골드러시 때 형성됐다.



타이완에는 라오지에(老街, 노가)라 불리는 옛 거리가 많다.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금광촌과 탄광촌의 상가로 조성된 거리다. 라오지에의 고샅길을 따라서는 식당과 술집, 극장 등이 들어섰다. 높은 임금을 받았던 광부들의 주머니를 털기 위해서였다.



지우펀 라오지에는 타이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오지에다. 밤이 되면 게타(일본 나막신)를 신고 지우펀 라오지에를 활보하던 광부들의 자리를 지금은 여행자들이 채우고 있다. 일몰 무렵에는 특히 많은 이들이 몰린다. 아메이 찻집의 불 켜진 홍등을 감상하기 위함이다. 아메이 찻집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 장소다.

지우펀
주소: 新北市瑞芳區九份



글·사진 이진경 트래비 객원기자



매거진의 이전글 남들 다 하는 '카오산 로드' 여행 미션 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