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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23. 2022

사부작사부작 '강릉' 여행

잠시 걷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이왕이면 바다와 함께,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더욱 좋고.
그래서 떠났다. 겨울의 강릉으로.


강릉의 맛을 한껏 품고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


탁 트인 푸른빛
 안목 해변


무작정 찾은 강릉에서 처음 만난 건 안목 해변의 푸른빛이었다. 바다는 여름이라는 공식을 부정할 수 없지만, 겨울 바다는 나름의 매력을 품고 있다. 뜨거운 활기가 겨울바람에 식어 차분함만이 파도를 타고 모래사장에 흔적을 남기는 겨울 바다. 그 매력에 한번 빠진다면 겨울마다 강릉을 찾아 탁 트인 푸른빛을 곁에 두고 자꾸만 걷고 싶어진다.


눈부시게 푸른빛이 유난히 좋았던 안목해변
해송과 함께 걷는 겨울 바다


안목 해변의 매력은 바다에서 끝이 아니다. 강문 해변에서 안목 해변까지 이어진 해송 숲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송 숲길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송과 어우러진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따스한 겨울바람을 감싸 안아주는 커피 한잔


한참을 걷고 나면 자연스레 발길은 카페를 향하게 된다. ‘커피 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안목 해변에는 카페가 즐비하다. 경쟁이 치열하면 퀄리티는 높아지는 법. 어느 카페를 들어가도 상향 평준화된 음료와 디저트는 추운 겨울바람을 녹여주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대부분 카페가 전면을 통창으로 내어 강릉의 푸른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따스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안목해변
주소 : 강원 강릉시 창해로14번길 20-1



사부작 걸으며 돌아보기
오죽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 건축물 중 하나인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명성에 걸맞게 옛 건축물의 고풍스러움 분위기를 품어낸다. 사부작 걸으며 돌아보기에 적당한 오죽헌은 다양한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율곡이이의 영정을 모시는 문성사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문성사


오죽헌문성사

강원도 강릉시 율곡로3139번길 24


‘문성’은 인조대왕이 율곡이이에게 내린 시호로 ‘도덕과 사물을 널리 들어 통했고 백성의 안위를 살펴 정사의 근본을 세웠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문성사 옆에는 오죽헌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율곡이이가 태어난 몽룡실이 있는 오죽헌은, 조선의 주택 구조를 온전히 보여주는 구조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오죽헌을 감싸는 대나무
구 오천원권 뒷면 촬영지에서 본 오죽헌


오죽헌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산책길이다. 오죽헌 건물 뒤로 형성된 산책 일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과 대나무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빼곡한 푸름으로 채워져 있어 잠시 숨을 고르며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오죽헌의 전경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오천원권 포토존을 찾아보자. 구 오천원권 뒷면을 장식한 오죽헌의 촬영 지점에는 발 모양 조형물이 있는데, 그곳에 서서 오죽헌을 전경을 보는 것이야말로 오죽헌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오죽헌
주소 : 강원 강릉시 율곡로3139번길 24 오죽헌
연락처 : 033-660-3301



한국적 풍미를 품은 강릉 맥주
버드나무 브루어리


강릉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가 몇 가지 있다. 커피가 맛있는 도시, 푸른 바다와 호수를 동시에 품은 도시. 하지만 버드나무 브루어리를 알게 된다면 수식어가 하나 더 추가된다. 바로 ‘수제 맥주가 매력적인 도시’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지는 수제 맥주


“한국적 풍미를 품은 강릉 맥주”를 만날 수 있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강릉시 홍제동에 위치한 브루어리이다. 오랜 시간 동안 강릉 합동양조장으로 운영되던 공간은 지금의 버드나무 브루어리로 재탄생하면서 옛것의 자연스러움과 현재의 멋스러움이 채워져 뉴트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역시나 제일 먼저 주문해야 하는 것은 맥주이다. 그런데 맥주 이름들이 모두 심상치 않다. 외국 이름 같으면서도 한국 이름 같은 맥주 이름은 모두 강릉과 연결되어 있다. ‘미노리 세션’은 강릉시 사천면에 위치한 미노리에서 수확한 쌀을 이용하여 만들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즈므 블랑’은 ‘저무는 마을’이라는 강릉 즈므 마을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수제 버거


맥주와 곁들일 수 있는 메뉴 또한 다양하다. 강릉 송고 버섯의 향에 취하는 피자부터,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바비큐가 가득 올라간 수제버거, 짭짭한 맛으로 입맛을 자극하는 피쉬앤칩스까지. 완벽한 맛의 조합을 이루는 메뉴들은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한 입 넘기기에 적당하다.


색다른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책맥’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는 미식 외에 또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 “책맥”이다. 강릉에 위치한 서점에서 큐레이션 된 책들을 구입하게 되면 맥주 한 잔을 제공하는 “책맥”은 그저 맥주를 마시는 행위가 아닌 책과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
주소 : 강원 강릉시 경강로 1961
연락처 : 033-920-9380



대만 맛으로 가득
마이마이


강릉의 식도락에 빠질 수 없는 메뉴들이 있다. 강원도 전통 초당 두부를 이용한 순두부 짬뽕, 진득하고 칼칼한 맛이 일품인 장칼국수, 커피콩 모양과 맛을 그대로 닮은 커피 빵까지. 매번 먹어도 미식의 즐거움을 주는 녀석들이다. 이런 쟁쟁한 메뉴들 사이에서 스멀스멀 두각을 나타내는 메뉴가 생겼다. 바로 마이마이의 우육면이다.


깔끔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마이마이


“마이마이”는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조그마한 대만 음식점이다. 메뉴는 우육면과 인절미 꿔바로우 두 가지이다. 우육면은 기본 육수와 마라 육수를 선택할 수 있다. 우육면에 들어가는 고기 또한 선택이 가능한다. 제일 인기가 많은 뼈갈비는 오픈런이 아니면 마감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뼈갈비를 먹지 못하더라도 실망한 필요는 없다. 일반 갈비와 한우 도가니 등 선택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인절미 꿔바로우 또한 별미인다. 쫀득한 식감의 꿔바로우에 인절미가 뿌려져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대만 맛으로 가득 찬 우육면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인절미 꿔바로우


마이마이

주소 : 강원 강릉시 강릉대로 152-1 1층
연락처 : 0507-1372-8518



 글·사진 정영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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