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럽게 늙어 가는 기억들
카발리니 노트
사용자의 영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호수 같은 카발리니(Cavallini Papers & Co) 다이어리. 없어서 못 쓰는, 14년째 에디터 마음속 부동의 1위. 여행자에게 다이어리는 가볍고 작아야 한다. 그래야 부담 없이 가방에 넣고 나설 수 있으니까.
카발리니는 종이 질감도 좋아서 어떤 필기구를 사용해도 마법같이 글씨가 남겨진다. 빈티지한 디자인 덕분에 다이어리가 해지고 손때가 묻어도 멋스러움이 유지된다. 내지 구성은 위켄드(주간 단위) 버전, 룰드(줄로만 되어 있는 다이어리) 버전 등이 있으며 국내 사이트에서 잘 찾아보면 1만원대에 건질 수 있다.
오래 숙성한 와인 같은 일기집
자문자답 다이어리
일기장 기록을 머뭇거리는 사람, 또는 여행지에서 ‘나’와 깊게 마주하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총 101가지의 질문으로 채워진 다이어리의 첫 질문은 ‘당신은 누구인가요?’. 대답하고 싶지 않다면 패스. 요즘 어떤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하지만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기다리고 있다. 단숨에 답을 하기보단 몇 년의 세월 동안 기록하고 싶을 때마다 꺼내어 천천히, 천천히 채워 가는 걸 추천한다. 이전에 답했던 질문에 답을 또 달아 보면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1만4,500원.
헤밍웨이가 사랑한 다이어리
몰스킨의 ‘벨벳 노트 컬렉션’
승객들이 다 잠든 비행기 안에서, 성곽 돌담에 걸터앉아 해지는 풍경을 감상하면서, 노천카페에서 행인들을 구경할 때, 그럴 때 문득 떠오르는 영감들을 끄적이기 좋은 다이어리. 벨벳 노트 컬렉션 다이어리의 커버는 외피가 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하드커버로 탄탄하게 만들어 필기감이 좋다.
다이어리의 모든 부분은 180도로 쫘악 펼쳐지고, 고정용 엘라스틱 밴드와 수납용 포켓도 있어 편하다. 라지 사이즈(13×21cm)로 나와 입장권, 폴라로이드 사진, 영수증을 충분히 붙일 수 있는 크기. 룰드 버전이며 색상은 시클라멘핑크, 아이리스퍼플, 보틀그린, 블랙 총 네 가지다. 9만9,000원.
더불어 다이어리와 함께 쓰면 여행지 갬성을 120% 채워 줄 만년필 ‘워터맨 엠블렘 코어 컬렉션’을 소개한다. 필기감이 부드러워 만린이(만년필 초보자)도 무리 없이 입문 가능한 펜. 색상은 블랙, 블루, 레드, 아이보리 4가지이며 12만원.
글·사진 홍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