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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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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Nov 16. 2020

'맛있는 도시 제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4

두부라고 다 같은 두부가 아니었습니다.
돼지갈비라고 아무 데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카약을 타고 청풍호의 가을을 여행해보자


다시 올 수 있을까


코로나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다. 이대로 세상이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차라리 망했으면 싶을 때도 있다. 마지막 취재 여행이 언제였지? 너무 까마득해서 전생 같다.

스케줄러를 보니 올해 2월19일 떠났던 터키 이스탄불 출장이 마지막이었다. 호텔 창밖으로 바라보이던 보스포루스 해협의 석양이 아직도 눈앞에 선연하다. 얼마나 아름다웠던 노을이었던지 여행작가가 된 건 정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어지러웠고 갈라타 다리 위에는 고등어를 낚기 위해 낚시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여행지에서 맞는 첫 아침, 호텔 커튼을 열었을 때의 그 설렘과 두근거림, 얼굴에 해일처럼 와 닿던 낯선 도시의 공기가 너무 그리웠다. 그 시절이 다시 올 수 있을까. 


청풍리조트 베란다에서 맞은 제천의 아침. 매일 아침 이런 풍경을 보며 잠에서 깰 수 있다


그냥 순대도 괜찮아


충북 제천, 여행기사에서 자주 ‘청풍호반이 있는 청풍명월의 도시’로 수식되는 그 도시. 청풍호 유람선을 타보신 분이 아마도 많으시리라. 6년 전인가 타 보았는데 월악산 자락을 따라가며 마이크로 나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청풍리조트에 묵으면서 베란다 너머로 호수 풍경을 보며 매일 아침을 맞고 싶었다. 답답했고, 여행이 가고 싶었고, 호텔 커튼이 그리웠다. 다행히 빈방이 많았다. 어차피 망할 거라면 여행이라도 하다가 망하자.

제천에서는 일주일을 살았다. 정확하게는 5박 6일. 어느 날 후배가 말했다. “선배, 제천 일주일 살기 프로그램이 있어요. 숙박비 등을 지원해 준다고 하던데요.” 한 달 살기는 들어왔지만 ‘일주일 살기’는 처음이군. 예전에는 귓등으로 들었겠지만, 이번에는 ‘숙박비 등 지원’에서 솔깃했다. 호텔, 리조트 생활이 사무치게 그립기도 했고. 아내에게 말했다. “제천에 살러 가자. 딱 일주일만.” 아내와 아이 둘을 데리고 우리는 제천으로 갔다.

“뭐부터 먹을까.” 제천 시내로 접어들며 아내에게 물었다. 탐식도시의 첫 물음. 아내는 대답했다. “뭐라도 먹자. 애들도 배고파.” 제천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무렵이었고 우리는 배가 고팠다. 차 뒷자리에 앉은 아이들은 제비 새끼들처럼 뭐라도 먹여 달라고 졸라댔다. ‘장원순대국’으로 향했다. 


장원순대국의 순대모듬과 순대국밥. 푸짐하고 진하고 구수하다


순대국밥과 소머리국밥을 파는 집이다. “월악산을 끼고 들어앉은 제천은 전형적인 산악 지형으로 질이 좋은 약재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했지.” 옆자리에 앉은 아내에게 설명했다. ‘오호, 역시 여행작가군’ 하는 눈빛으로 남편의 옆얼굴을 바라보는 아내의 경탄 어린 눈길을 기대했지만 아내는 창밖을 내다보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래?” 

제천은 조선시대부터 약령시(藥令市)가 만들어질 정도로 한약재가 유명했는데, 중부 지방 물산의 집산지로 유통에도 여러모로 유리했다. 제천 약초시장은 처음에 크고 작은 점포 10곳으로 시작했는데 일제강점기에도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서울과 대구, 금산에 이은 4대 약령시장으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제천에서 나는 많은 약초 중에서도 특히 황기와 당귀가 유명하다. 무려 전국의 80%의 생산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명하게 된 음식이 약초 순대지. 우리 민족은 말이야 예로부터 순대를 먹어 왔…” 아내가 말을 잘랐다. “응, 그건 됐고, 그나저나 약초 순대는 순대에 약초를 채워 넣은 거야? 그럼 맛이 좀 씁쓸하지 않을까? 아니, 한약 냄새가 나나? 음식에 한약 냄새 나는 건 싫은데.” “아니, 약초를 삶은 물을 채워 넣은 거야.” “우리 지금 그거 먹으러 가는 거?” 아내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그냥 순대. 약초 순대는 예전에 ‘개미식당’이라는 곳에서 팔았는데 지금은 문을 닫았어.” “제천까지 와서 첫 끼가 순대국이야? 뭐 다른 거 없어?” “있지. 송어회도 있고 민물 매운탕도 있고” “아냐, 그냥 순대국 먹자.” 초등학교 4학년 딸과 1학년 아들이 순대국밥을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그래도 일단 가 보기로 했다. 배고프면 먹겠지 뭐. 

우리는 자리에 앉아 순대국밥과 소머리국밥과 머리고기, 순대를 시켰다. 아이들이 먹을 수 있을까. 가장의 고민. 그런데 아이들은 잘 먹었다. 나보다 더 잘 먹었다. “맛있니?” 소머리국밥을 먹고 있는 8살 아들에게 물었다. “응, 엄청 맛있어. 아들은 국밥 그릇에 머리를 박고 말했다. 프로 국밥러가 될 소질이 보였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면 세상의 모든 부조리와 무자비함에도 초연할 수 있는 프로 국밥러. “맛있니?” 순대국밥을 먹고 있는 11살 딸에게 물었다. “응, 완전 맛있어.” 딸내미는 순대국밥에 들깨가루를 한 숟가락 부었다. 다행이다. 맛있게 먹어 줘서.
 
장원순대국
주소: 충북 제천시 내제로 274-1 
영업시간: 매일 07:30~21:00
전화: 043 647 8266 
가격: 순대국밥 7,000원, 소머리국밥 8,000원




중국집에서 돼지갈비를 먹는 일


제천 명동에 ‘송학반장(松鶴飯莊)’이라는 화상 중화요리집이 있다. 65년 된 노포다. 제천 시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 ‘송학반점’으로도 부르는데 등록 당시 공무원의 착각 때문에 두 상호가 혼용되고 있다. 예전에 제천에서는 가장 큰 중국집이었는데 그래서 이름에 크다는 뜻의 ‘장’자를 붙였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커다란 어항이다. 옛날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에는 꼭 어항이 있었는데 어항 속에는 대부분 관상용 비단잉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울면, 기스면도 붙어 있다.


송학반장의 깐풍갈비. 마늘향이 진한 돼지갈비 튀김이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깐풍갈비다. 튀긴 돼지갈비 위에 소스를 얹어 낸 요리다. 탕수육과 비슷한데 마늘 맛이 강하게 난다. 달지 않아 식초를 섞은 간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허락을 받고 주방을 살짝 엿보았다. 입구에 커다란 나무 도마가 있었다. 바가지 하나만큼 움푹 패어 있어서 얼마나 사용했는지 여쭈니 고작 8개월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돼지갈비를 손질하다 보니 그렇단다. “칼로 뼈를 내리치다 보니 도마가 이렇게 되는 거지. 소나무로 만들어도 1년도 못 써요.” 주방장은 칼질을 시작하기 전 사기그릇을 엎어 놓고 칼을 갈았다.

사기그릇 아래에는 바닥이 닿는 부위가 동그랗게 테두리로 만들어져 있다. 이 부분은 코팅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칼날을 대고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칼이 잘 들게 된다. 머그컵을 사용해도 된다. 주방 안쪽에 아이 키만 한 도마가 있었는데 몇십 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 스타일의 짜장면도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다


돼지갈비와 짜장면을 시켰다. 면은 소다를 첨가하지 않아 흰색을 띠고 있었다. 소스가 찐득하지 않고 달지 않아 좋았다. 기억 속에 처음 먹었던 짜장면 값이 400원이다. 목욕탕도 어린이는 400원이었는데, 1,000원짜리 한 장을 들고 목욕도 하고 짜장면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송학반장 짜장면을 먹는 순간 어릴 적 먹던 400원짜리 짜장면이 떠올랐다. 왕만두도 맛있다. 어른 주먹만 하다. 한국식 만두보다는 중국의 ‘바오즈(包子)’에 가깝다. 뭉텅뭉텅 썰어낸 고기와 부추가 들어있다. 한 입 베어 물면 입속에 육향이 가득 찬다. 간은 조금 심심한 편이다.

송학반장
주소: 충북 제천시 의병대로12길 7
영업시간: 매일 12:00~20: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전화: 043 646 2038
가격: 짜장면 4,000원, 우동 5,000원, 짬뽕 5,000원




지구만큼 고소한 두부와 인생 두부찌개


제천에 ‘시골순두부’라는 두부집이 있다. 예전에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팔다가 지금은 유명해졌다. 산초기름에 구운 두부와 두부찌개가 맛있다. 산초기름 향이 버거운 이들은 들기름에 구운 두부를 먹어도 된다. 어느 것을 시켜도 후회하지 않는다.

도착했을 때는 11시. 아직 손님이 없었다. 이 집은 예전에도 찾아온 적이 있다. 11시30분이었는데 30분이나 기다려서 먹었다. 그날 문을 닫은 시간이 12시30분. 하루에 팔 만큼만 만들고 다 팔고 나면 문을 닫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손님이 없었다. 코로나 ‘때문’인지 코로나 ‘덕분’인지 아무튼 우리는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벽에는 달력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음식 재료상 상호가 찍힌 달력, 농협에서 나눠 준 달력, 공업사에서 나눠 준 달력 등등. 간혹 이런 집이 있다. “아니 달력을 왜 이렇게 많이 붙여 놨어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한다. “주니까 붙였지.” 이유는 대략 이렇다. 이런 집들은 벽이 일종의 광고판이다. 현지 사람, 관광객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니까 여기저기서 달력을 나눠 주면서 붙여 달라고 한다. 게다가 다 아는 사람들이다. 누구네 집 달력은 붙이고 어느 집 달력은안 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 안 붙여 주면 서운하니까. 그래서 그냥 다 붙인다.


시골순두부의 두부구이와 두부찌개는 제천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중의 하나다. 두부구이는 들기름이나 산초기름에 구워 먹는다


두부는 프라이팬에 올려져 나왔다. 산초기름으로 구운 두부를 먹고 싶었지만, 아이들 때문에 일부러 들기름 두부를 시켰다. 프라이팬이 들어오는데 들기름 냄새가 훅 끼쳐 왔다. 두부구이는 손님이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직접 구워 먹어야 한다. “잘 구워 봐” 와이프가 말했다. 두부를 구울 땐 센 불에 구워야 두부가 부서지지 않는다. 고소한 두부를 더 고소한 들기름에 구워 먹었다. 요즘 말로, 지구만큼 고소했다. 


시골순두부의 두부찌개


두부찌개는 정말 맛있었다. 다진 마늘을 듬뿍 넣은 매콤한 양념이 두부와 잘 어우러졌다.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마성의 맛! 개인적으로는 두부구이보다 더 나았다. “와, 내가 먹은 두부찌개 중 제일 맛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인생’ 두부찌개야.” 내가 말하자 딸이 말했다. “그거, 한물간 표현인데…” 그런가.

하여튼 두부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음식이다. 두부를 직접 만드는 집치고 맛있지 않은 집이 없다. 가끔 순두부찌개를 맛없게 하는 집은 있지만 그건 육수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두부는 언제나 잘못이 없다. ‘싱싱한(나는 맛있는 두부를 이렇게 표현한다)’ 두부를 입 안에 가득 넣을 때마다 조용히 되뇐다. 올바른 인생은 언제나 두부 앞에 있습니다.

두부를 먹고 나오는 길, 식당 벽에 붙은 유명 인사들의 사인을 보다가 ‘그분’ 사인도 발견했다. “두부찌개가 예술입니다. 내용물이 많지 않았는데도 확실히 기억될 맛입니다. 2019. 12. 21. 허영만” 이미 다녀가셨군요. 허영만 선생님은 요즘 열심히 ‘백반기행’을 다니신다. 지방 맛집 문을 다 열고 다니신다. 가끔 ‘이 집엔 아직 안 다녀가셨겠지?’ 하고 가 보면 어김없이 ‘백반기행 출연’이라는 표지가 있다.

그래서 요즘 지방에 취재를 갈 때 맛집을 검색하는 새로운 노하우가 생겼다. ‘제천 허영만, 제천 백종원’ 하고 검색하면 맛있는 집이 다 나온다. 그분들의 앞선 발자국을 따르면 적어도 실패는 안 한다. 하지만 단점도 있으니 무진장 기다려야 한다는 것.

시골순두부
주소: 충북 제천시 중말8길 22
영업시간: 월~금요일 09:00~15:00, 토요일 09:00~14:00, 일요일 휴무
전화: 043 643 9522
가격: 두부찌개 8,000원, 산초구이 1만원, 순두부 8,000원




당당하고 우람한 진짜 돼지갈비


비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풍호 풍경


제천에서는 잘 놀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비봉산에 올랐고 카약도 탔다. 늦은 아침을 먹고 카약을 탄 후 카페에서 크루아상과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인생. 이름하여 건물주 라이프. 아침마다 리조트 창문을 열면 청풍호의 푸른 물빛이 보였다. 이런 인생도 있구나, 그런데 이런 인생을 실제로 매일매일 사는 사람이 있겠지. 이런 생각에 문득 쓸쓸해지기도 했다.

그렇게 제천에서 5일을 보내고 떠나기 전날 저녁, 마지막 만찬으로 돼지갈비를 먹었다. ‘대림숯불갈비’는 제천 시민들이 애정하는 갈비집이다. 1층에서는 돼지갈비를 2층에서는 한우갈비를 판다.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는 물론 돼지갈비를 먹었다. 300g에 1만5,000원. “아주머니, 돼지갈비 3인분 주세요.” 노하우를 공유하면, 지방 도시에는 언제나 현지인들이 찾는 돼지갈비집이 있다. 고창에도 있고 예산에도 있다.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고기를 팔아 온 집이다. 기본 맛을 한다. 맛이 없으면 현지인들은 오지 않는다. 맛도 맛이지만 양도 푸짐하다. 노하우 한 가지 더. ‘n-1’인분을 시킬 것. 양이 많다.

주문하자 반찬이 착착 깔렸다. 게장, 배추김치, 단호박찜, 동치미, 청포묵 등 여느 고깃집에서 나오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지만 맛있었다. 적당한 간이 착착 입에 붙었다. 반찬이 이러니 돼지갈비 양념도 세지 않겠군.


대림숯불갈비에서는 터프하고 당당한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다


돼지갈비가 나왔다. 총 900g. 푸짐했다. 양은 쟁반에 가득 담겨 있었다. 당당하고 우람한 모양이 ‘내가 진짜 갈비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요즘 대부분의 돼지갈비집은 갈비랑 목살이나 뒷다리살이 섞여 나오는데(한때 유명 돼지갈비 무한리필집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여기는 진짜 다 갈비살이다. 갈비뼈 하나를 집게로 들자 상앗빛 지방과 검붉은 살이 융단처럼 펼쳐졌다. 진짜 돼지갈비를 처음 먹어 보는 아이에게 자랑하고 싶어졌다. “얘야, 이것이 바로 거짓말하지 않는 올바른 돼지갈비란다.” 딸이 말했다. “행주처럼 생겼어.” 아내가 말했다. “굽기나 해.”

불판에 올리자 ‘치이익’ 하고 구워지는 소리가 났다. 아름다운 소리다. 갈비구이는 소리가 먼저 미각을 자극한다. 레이먼 김 셰프가 있었다면 그가 구웠을 텐데 오늘은 내가 구워야 한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남이 사 주는 음식이고 가장 맛있는 고기는 남이 구워 주는 고기다. 

고기가 익어 가면서 설탕이 타는 달짝지근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고기를 뒤집었다. 기름이 반짝였다. 숯에서는 ‘치이익’ 하는 소리가 났다. 맛있는 냄새가 주위에 가득했다.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입으로 가져갔다. 돼지갈비를 쌈 같은 데 싸 먹는 건 예의가 아니지, 그렇고 말고. 쫄깃한 비계와 부드러운 살이 입속에서 어우러졌다. 오오, 이렇게 연하고 맛있을 수가. 역시 여행은 좋군요. 이런 갈비를 맛볼 수 있으니까요. “양념이 짜지 않아. 이건 손님이 많아 고기 회전율이 빨라서야. 보존성을 안 높여도 되기 때…” 아는 척 좀 해 보려는데 아내가 말했다. “맛있네, 더 구워 봐.” 

“만족이라는 단어는 고기구이를 위해 존재하는 말이다. 껌은 씹고 싶지 않아. 잠깐 누워서 입 안에 남은 육즙의 여운을 즐기고 싶다.”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 상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림 숯불갈비
주소: 제천시 용두대로7안길 16-9 
영업시간: 월~토요일 10:00~21:00, 브레이크 타임 15:00~16:30, 일요일 휴무
전화: 043 644 0866
가격: 돼지갈비(300g) 1만5,000원, 한우생갈비(2대) 4만5,000원




한 남자의 탐식도시


탐식도시는 원래 3명의 남자가 함께였습니다. 최갑수 작가, 레이먼 김 셰프, 박찬일 셰프. 하지만 코로나로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같이 할 수 없었기에 잠시 한 남자의 탐식도시로 찾아왔습니다. 여전히 맛을 느끼고 분석하고 쓰는 사람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지독히도 그리워하는 최갑수 작가가 가족과 제천으로 떠났습니다. 


*현재 제천 일주일 살기 체험은 끝났습니다. 

내년에 다시 신청을 받을 예정이니 참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사진 최갑수  에디터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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