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참 어렵다

글쓰기 연습 94 - 우리들의 식탁 예절은..

by 프라하

사람을 관찰하는 것은 나에게 큰 재미다. 물론, 눈길에는 힘이 있어서 주변 사람을 계속 쳐다보면 그 사람이 인기척을 느껴 뒤돌아 보거나 내쪽으로 시선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결례를 범하지 않는 선에서 주변에 사람을 관찰하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한다.

지난주에는 가족들과 밥 먹으면서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아니 관찰했다.


내 자리 대각선 가로지르는 식탁에 4명의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구들의 구성은 친정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와 할머니 중간 정도 나이대의 한 분과 옆에 대여섯 살 정도의 남자아이. 그리고 맞은편에는 딸로 보이는 젊은 엄마와 옆에는 세네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

으레 그렇듯이 아이들의 얌전한 식사를 위해서 아이들 앞에는 각각의 태블릿이 놓여 있었다. 할머니인듯한 여자분 옆에 앉은 남자아이는 큰 소리로 화면에 나오는 내용을 중얼중얼 웃으며 따라 하고 있었고, 여자아이는 엄마로 보이는 여자분 옆에서 둠칫둠칫 분홍색 캐릭터 케이스 쓰인 태블릿 화면 앞에서 춤추며 동요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에게 태블릿이나 유튜브를 보여주면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전에 한번 오지랖 넓은 이야기를 했다가 '집안 사정도 모르면서 참견한다..'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듣고서 물러섰던 적이 있다. 섣부른 판단이었다.


그런데, 재밌는 상황이 생긴 것은 그때였다. 새로 4인 가족이 또 등장했다. 주말이라서 가족들 간의 식사가 많았다. 이 가족은 젊은 부부였다. 역시나 같은 구성으로 남자아이 하나, 여자 아이 하나였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여자 아이를 위햇 다리가 길고 의자가 높은 유아의자를 갖고 와서 앞의 가족과 같은 포지션으로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들은 휴대폰이나 태블릿이 없이 식사를 한다는 거였다. 나는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그 가족을 흘깃흘깃 쳐다보며 그들의 식사를 살폈다.


속으로는 내심 ' 그래, 가족 식사는 이래야지..' 했지만, 상황은 내 바람대로 그렇게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남자아이는 곤충이 잔뜩 그려진 그림책을 보면서 식사를 했고, 엄마는 연신 음식물을 입에 넣어주었다. 반대편에는 아빠가 여자 아이의 식사를 돕고 있었다. 하지만 가족의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잠시 책을 읽는 것처럼 보였던 남자아이는 좀이 쑤신 듯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테이블 밑에 내려갔다가, 올라오고, 여동생 자리로 가서 얼굴 한번 만져보고 한 바퀴 휙 돌다가 엄마 뒤쪽으로 공간 없는 곳에 신발 신은 채로 막 넘어 다녔고, 옆 자리의 할아버지를 거의 스치듯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곤 하였다. 엄마와 아빠의 제지에도 남자아이의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옆 자리 다른 가족들은 그저 흐뭇한 얼굴로 이를 쳐다만 보았다. 그런 식으로 결국 식사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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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 딸아이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폰도 태블릿도 유튜브도 없던 시대였기에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한쪽이 그르다고 이야기를 할 수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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