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의 본능

글쓰기 연습 96

by 프라하

"루루야, 이쪽을 봐야지. 어딜 다른데 쳐다봐? '

우리 집 강아지 루루는 검은색 푸들이다. 10살이나 되었는데도 활기차고 텐션이 어린 강아지만큼 올라와서 건강하고 튼튼하다. 엊그제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녀석이 즐겨 앉는 두툼한 분홍색 방석에 편하게 앉아 있었다. 주로 밥을 주는 사람인 내가 움직일 때마다 시선은 항상 내쪽으로 고정하고 나를 따라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몸은 항상 나를 등지고 앉는다. 내가 뒤쪽 소파에 앉아 있으면 고개를 140도 정도 틀어서 뒤를 돌아보는 자세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어이쿠, 참 불편한 자세로 쳐다보네' 하면서 편하게 있으라고 방석 자체를 내쪽으로 돌려서 편하게 정면을 쳐다보듯이 내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강아지가 시선을 주인 쪽이 아닌 앞쪽을 쳐다보며 앉는 것은 주인을 지키는 행동

'이제는 고개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편하게 앉아 있겠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일어나더니 벌떡 일어나더니 원래 자세로 고쳐 앉는 것이었다.

'잉? 이 녀석이 무슨 회귀 본능도 아니고, 왜 이러지? '

다시 한번 강아지 방석을 회전시켜 나를 쳐다보도록 조정했다.

그랬더니 마찬가지로 원래 자세로 고쳐 앉더니, 또 나를 외면하듯이 등을 돌리고 정면을 응시하는 거였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 아... 이 것은 나를 지켜준다고 생각에서 하는 행동이구나..'

푸들은 옛날 사냥견이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이 녀석은 일종의 '주인 보호작전 수행 중'이었던 거다.

'앞문은 내가 지킬 테니 아빠는 뒤에서 안전하게 있어' 약간 이런 느낌이엇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고개가 불편해도 본능적으로 앞을 자기가 맡는 거였다.

녀석이 좋아하는 명태 말린 간식을 하나 던져줬다.


나무에 마킹하고 뒷발로 땅 파는 행동은 자신의 영역 확보 위한 행동

지금은 이해하지만, 마킹하고 뒷발로 흙 날리는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이전에 키웠던 강아지들도 같은 행동을 했다. 새끼 때부터 키웠었기에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한결같이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게 흔적으로 지우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아주 오래전에 숲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흔적으로 흙으로 덮어서 지워야 했을 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저기 찾아본 결과 그것은 '자기 영역확보'를 위한 행동이었다.

'여기가 내 영역이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푸들의 헛짖음은 정보 공유 및 경계강화 행동

푸들은 헛짖음이 많은 견종이라고 한다. 이 녀석도 가만히 앉아있다가 혼자사 자극이 없는데도 막 짖는 것이다. 하지만, 헛짖음이라기보다는 가만히 관찰해 본 결과 혼자서 그냥 짖는 게 아니고, 멀리서 작은 소리로 다른 강아지들의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었다.

나도 처음에 의외였다. 강아지가 별 외부 자극이 없는데, 혼자서 그냥 짖는다는 게 말이 되나?

그건 착각이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창문을 열어 두거나, 닫혀있더라도 다른 강아지가 크게 짖을 때에는 하늘을 보며 따라 짖는다. 이들의 짖음은 '아빠, 저기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려'라는 정보 공유 및 경계 강화 차원의 행동이었다.


강아지들의 행동은 유전적이든 본능적이던 모두 이유가 있고, 배경이 있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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