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케팅, 7월 5일.
최근 카카오뱅크는 '이야기'라는 채널을 만들었습니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앱 내에서 이용하실 수 있죠. 토스 역시 '토스 피드'라는 콘텐츠 채널을 운영했구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신한금융은 '기발한 프로덕션'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고, KB국민은행도 조나단이 출연하는 '고독한 K.식가' 콘텐츠를 제작했죠.
금융 상품 자체에 재미 요소를 부여하거나(카카오 저금통, 케이뱅크 기분통장 등) 콜라보 상품 (카카오X오늘의 집)도 등장했습니다.
금융사들은 왜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오픈뱅킹 서비스를 쓰고 계신가요? 얼마 전부터 내가 쓰고 있는 금융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보의 주권을 소유자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로 시작된 마이 데이터 서비스 때문이죠. 바로 이 마이 데이터로 인해 함께 가능해진 것이 오픈뱅킹입니다.
만약 A은행에 대출이 있고, 회사에서 주거래로 지정한 은행이 B이며, 모임통장은 C은행에 있다고 가정하면 필요할 때마다 각 은행 앱(또는 웹)에 들어가서 확인하고 처리해야 했지만, 이젠 한 곳의 은행에서 간단한 업무는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에 모든 은행 앱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은행 앱의 경계가 허물어지니, 누가 '포털'이 되느냐,. 즉 어떤 앱을 많이 쓰느냐가 곧 생존의 문제입니다. 굳이 여러 앱을 쓸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 앱들 사이에서의 빈익빈 부익부는 점점 심해지겠죠.
이에 따라 나타난 것이 각 은행의 '슈퍼앱' 전략이고, 또 다른 전략이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선 아래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이 앱을 설치하고, 유지하고, 또 방문해야만 하는 이유... 그것이 은행 거래가 아닌 세상이 되었으니 뭔가 다른 이유를 만들어 내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죠.
최근 은행에 가신 적이 있나요? 주택 자금 대출 같은 업무가 아니라면 은행 갈 일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급히 현금이 필요해도 편의점, 또는 은행 입구의 ATM기에서 해결되니 굳이 상담 코너까지 갈 일이 없죠.
문제는 고객을 직접 대면할 일이 없으니 주요 상품을 안내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설령 앱 내에서 이벤트나 푸시를 통해 상품 출시나 가입을 유도하려 해도 복잡하고 지루한 금융 상품에 대해 끝까지 보고 있을 고객들은 많지 않겠죠.
사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이런 이슈는 은행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보고 바로 구매하는 제품들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고가, 또는 신제품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거죠. 최근 성수 같이 젊은 세대의 유입이 많은 곳이나 백화점 등에서 팝업 스토어가 많아진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명품들이 레스토랑 등을 열며 접점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구요.
따라서 은행에서는 다양한 금융의 소개나 장점을 스토리에 담아 안내하려 합니다. 일종의 PPL로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약간 다른 면이 보입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 케이뱅크, 토스 등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상품들을 친절히 안내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기존 시중 은행들은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재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죠.
아마도 최근의 트렌드를 보는 관점이 약간 차이가 있는 듯한데요. 인터넷 은행들은 최근 젊은 세대들이 뉴스 레터 등을 통해 금융이나 재테크 관련 정보를 얻는 경향이 많으니 아무래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게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이 금융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어떤 형태로 상품을 알리고, 앱의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할 전략을 수립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