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프로 Jul 13. 2022

요즘 트렌드, 딱 하나만 꼽으라면?

오늘의 마케팅. 7월 13일

요즘 트렌드 중에 관심 깊게 보고 계신 것이 있나요? 만약 저에게 단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전 '취향'을 선택하겠습니다. 좀 더 마케팅적인 용어로 바꾸자면 관심사라 할 수 있겠네요. 아래 글처럼 얼마 전까지 '재미'가 가장 중요한 트렌드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취향이 대세이고 이 흐름은 점점 더 강화될 것 같습니다.



아. 먼저 ‘취향’이라는 단어를 명확히 정의하고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안동찜닭'이나 '대왕 카스텔라'처럼 요즘 다들 뭘 좋아하나?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예전에는 소비자의 'Needs' 또는 ‘Wants’와 관련된 ‘취향’이 중요했다면, 요즘 말하는 취향은 그냥 ‘인스타그래머블’ 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른 말로 하면, 실제 세계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 보다, 가상 세계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으냐가 더 강력한 취향이 됩니다. 


현실에서 매일 편의점 도시락을 먹더라도, 몇 달에 한번 먹는 오마카세만 인스타에 올렸다면? 그들의 취향은 오마카세인 겁니다. 마케터들에겐 이게 중요한 거죠. (물론 무지출 챌린지를 인스타에 공유하는 분이라면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 




왜 '취향'이 중요해졌나요? 


전통적인 미디어라면 'MZ 세대는 개성이 강해져서..' 같은 이유로 설명하겠지만, 저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그렇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낫겠죠. 이게 다 SNS 때문입니다. 


예전의 미디어가 거대한 유행(메가트렌드)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다며 요즘의 미디어는 각자의 취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각자 다른 트렌드를 갖고 사는 거죠.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최근 트렌드를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일정 기간 유지되는 다수의 동조”라고 정의할 수 있는 트렌드가 최근 근본적인 양상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동조자의 범위가 크게 줄어들고 그 유지 기간도 짧아졌다.

트렌드 코리아 2022


오래된 격언(?) 중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공자? 돼지?)라는 말이 있죠. 주로 정치인들이 이런 표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만.. 이걸 요즘 말로 바꾸면 '알고리즘'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번 돼지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계속 돼지만 보이죠. 


이미 다 경험하고 계실 테니 굳이 여기서 부연을 하진 않겠습니다. SNS 뿐 아니라, 내가 쇼핑몰에서 한번 클릭해본 제품도 계속 광고에 따라붙는 판이니 피쳐폰 같은 것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나의 취향은 점점 나를 고립된 세계로 이끌고 갑니다.


따라서 같은 취향을 갖고 있지 않다면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소통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그런 면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같은 영화는 마케터가 꼭 봐야 할 영화가 아닐까요? 우리는 각자 취향별로 각자 다른 멀티버스 속에 살고 있으니까요.. 


함께 여행을 가도, 같은 직장을 다녀도 우린 각자 SNS 안의 세상 속에 살고 있죠 


너와 나의 연결고리. 


낚시 좋아하시나요? 저는 낚시를 제대로 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도시어부'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어종별로 좋아하는 '물'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를 물고기에 비유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결국 내가 원하는 고기를 낚으려면 '물'을 잘 선택해야 하죠. 이 '물' 역시 과거엔 연령이나 지역 같은 것을 의미했다면, 이제 이것 역시 취향에 따라 움직이죠. 현실에선 몰라도 인터넷상에는 지역도, 계급도, 나이도 없으니까요.  


얼마 전 왜 '우리'(기성세대)가 MZ 세대에 맞춰줘야 하느냐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답이 뭘까 궁금해서 내용을 보니그래야만 하는 시대라서, 리더는 성과를 내야 하니깐.. 같은 순환논법 같은 설명이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제가 볼 때, MZ 세대에 맞춰야 하는 이유는 역시 '취향'의 문제입니다. MZ 세대뿐 아니라 SNS를 위주로 정보를 접하는 분이라면 자신의 세계가 명확합니다. 현실 세계 보다 가상의 유니버스가 더 우선되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것처럼 현실 세계는 오히려 스쳐지나가는 개념이지만 가상 세계는 그렇지 않죠. 그들이 현실에서 사장이든 회장이든 맞짱 뜰 수 있는 '용기'는 여기에서 나옵니다.  


같은 논리로 봤을 때 우리 제품이 이래서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는 부장님들이 이야기하는 '라테는~'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들과 소통을 하려면 그들과 같은 관심사를 토대로 한 세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취향을 기반의 세계관이 있어야 하는 거죠. 





취향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함께 하는 세계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것을 중심으로 최근 마케팅의 흐름은 대체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야놀자가 여가 슈퍼앱을 추진하는 것이나, 시몬스나 빙그레의 유니버스, 카카오의 관심 기반 메타버스 추진 등등.. 


우리 브랜드와 고객이 연결될 수 있는 '취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취향을 기반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을까요? 향후 마케팅의 성패는 여기에 달려 있지 않나 싶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레바리는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