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감정어 사전 6

by 트레드밀

"내일의 소망"에 가려진 "오늘의 선물"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바람'을 품고 산다. 희망, 소망, 소원.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지금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꿈꾸는 마음이다. 누군가의 안녕을 빌어주고, 나의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 더 반짝이기를 기도하는 것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간절한 소망 뒤에는 '지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결핍이 담겨 있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당신에게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가? 막상 소원을 말해보라면 우리는 당황하며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로또 1등 등을 말하곤 한다. 바라는 삶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 없이 '지금 상태가 아니기만을', 혹은 '지금보다는 막연하게라도 더 나아지기만을' 바라는 마음은 사실 희망이라기보다 현재로부터의 도망에 가깝다. "이것만 해결되면 행복할 텐데", "그때가 되면 감사할 텐데"라는 조건을 달다 보면, 정작 우리 손에 쥐어진 '지금'이라는 선물은 온전히 즐기지도 감사하지도 못한 채 흘려보내게 된다.


조주 선사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옛날, 한 제자가 스승에게 간절히 물었다.
"스승님, 도(道)가 무엇입니까? 깨달음은 어디에 있습니까?"

스승은 제자의 거창한 질문에 그저 이렇게 되물었다.
"아침은 먹었느냐?"
"네, 먹었습니다."
"그럼 가서 네 밥그릇이나 씻어라."

이 유명한 선문답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명확하다. 진리는 미래의 거창한 성취나 화려한 소망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마주한 일상에 충실히 스며드는 데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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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온전히 만끽하는 법

우리가 바라는 '더 나은 삶'은 결국 오늘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신기루 같은 미래의 삶을 바라보며 현재를 저주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봐도 좋겠다. 애써 들어간 직장을 욕하고 집이 작다고 불평하고 싫어한다. 월급이 적어 늘 돈이 없다고 (적게 있어도 있는 건 있는 것이다)자신이 가난한 자 임을 단정짓는다.

소망을 갖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감사는 긍정적인 파동으로 좋은 기분과 좋은 것들을 알아볼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기꺼이 죽을 먹고, 그릇을 씻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일상의 좋은 면을 알아보고 미소 지을 수 있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더 나은 삶'은 결국 많이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삶이 아니던가.


오늘 당신의 '그릇'은 무엇인가?

거창한 소망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눈앞에 있는 일상을 온전히 만끽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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