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지속성을 가르는 2가지 분류관계의 지속성을 가르는 2가지 분류관계의 지속성을 가르는 2가지 분류
매트릭스의 그 장면과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의 관계는 이제 막 시작일 수도 있고 또는 과거의 어느 한 점에 묶여 방치된 상태일 수도 있다. 나는 당신에게 양손을 내민다. 손에는 각각 한 장씩의 계약서가 있다. 1번 계약서에 서명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된다. 우리는 세상의 부조리를 감당할 수 없다. 헬조선, 흙수저, 타고난 재능 없음 등등 세상의 무게에 짓눌린다. 이 압박감을 해소하기 위해 무의미한 일상으로 가득 찬 말초 쾌락만을 좇는 생활을 이어간다. 이렇게 살다 간 결과가 좋지 않을게 뻔하다. 하지만 괜찮다. 너만 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 거라며 거짓 위로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다 괜찮다고, 별 일 없을 거라고 믿고 싶다. 그래도 네가 있어 당장 큰일이 날 것 같지는 않다.
2번 계약서에 서명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된다. 여전히 우리는 세상의 부조리와 압력을 감당할 수 없다.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나의 한계, 부딪혀온 벽들, 내가 해온 잘못된 선택들. 모든 상황이 너무나도 버겁다. 그럼에도 어제보다 나은 나를 꿈꾸고 무언가 시도는 해볼 수는 있다. 이 계약 하의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흐트러지면 바로잡아주는 인간 울타리가 되어준다. 유의미한 일침을 아끼지 않으며 함께 나아간다. 이 계약은 무의미한 일상과 현실도피보다 훨씬 괴롭고 힘들다. 성공 확률이 0%에서 고작 0.000 몇%로 나아갔을 뿐이라 그렇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는 유와 무의 경계를 가른다. 내면의 타락을 막아서고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뿐이다. 너에게 흐트러진 내 모습을 보일 수 없어 너무 괴롭다. 하지만 너도 그럴 테지. 더 나은 내일로 함께 가자.
혹시 당신이 1번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면, 우리 사이엔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계약은 쌍방 합의고 나는 앞으로 살면서 1번 계약서에 서명할 생각이 전혀 없다. 1번은 열등 인자이고 2번이 우등 인자라 서가 아니다. 그저 내 인간 취향이다. 당신의 선택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서로 선택 한 길로, 갈 길을 시원하게 갔으면 좋겠다. 까였다거나 손절 같은 단어를 떠올리지도 않았으면 한다. 짚신도 짝이 있고, 우리는 짝이 아닐 뿐이다. 게다가 당신을 이렇게 돌려보낸다고 내 인생이 잘 될 거란 보장도 없다. 0.000 몇%라고 했지 않나. 이게 최선이라는 내 믿음이 이 선택에 대한 근거의 전부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솔직히 더 나은 대안도 없지 않나?
참고
조던 피터슨 - <12가지 인생의 법칙>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