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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란드 May 31. 2020

다시 찾은 남해안 할머니 집

코로나 기간 동안 잠깐씩의 도피

  학교 개학이 다가오면서 정식 등교 개학을 하기 전에 시간이 있을 때 지방에 계신 할머니 댁에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겨울방학 때 한 번 방문했었고 그때 날씨 따뜻해지면 한 번 더 놀러 가기로 한 약속도 있었기 때문이다. 4일의 일정으로 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첫째 날과 마지막 날은 내려가고 올라오면서 길에서 시간을 보냈다.


  둘째 날은 강진군 일대를 여행했다. 강진의 ‘남미륵사’가 철쭉으로 유명하다는 글을 보고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왔다. 절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절 입구에서는 신분 확인 등을 하고 있었다. 철쭉은 약간 절정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꽃이 절을 수놓고 있었다. 

대형 불상조각과 높은 탑 등을 구경하고 ‘김영랑 생가’를 찾아갔다.


   ‘모란이 피기까지는’과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같은 순수 서정시를 지은 김영랑 시인의 생가이다. 강진 구청 전기차 충전소에 차를 충전해두고 갔다. 생가 입구 도로부터 모란꽃이 피어있었다. 아이뿐 아니라 나도 모란이란 꽃을 처음 봤다. 예전에 모란꽃 인지도 모르고 보았을 수도 있으나 기억에 없고 아무튼 그날 처음 모란꽃을 알게 되고 보게 된 것이다. 생가는 잘 정돈되어 있었다. 

  아이는 생가 부엌에 들어가서 풀무질하는 것도 돌려보고 무거운 가마솥 뚜껑도 열어보며 흥미를 보였다. 마루에 신발 벗고 올라가서 사진 포즈도 잡는다. 생가 뒤편을 오르면 ‘세계 모란 공원’이 있다. 다리가 아프신 어머니를 두고 아이와 둘이 올라갔다. 모란꽃과 각종 꽃과 조형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지막 방문지인 가우도로 향하는 도중 ‘석문공원 구름다리’를 올랐다. 도로를 가로질러 산을 연결해서 만든 다리로 높이가 좀 있어서 약간 아찔한 재미가 있다. 


  ‘가우도’는 강진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강진만의 한가운데 있는 섬으로 인근 육지와 긴 다리로 연결되어있다.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거세서 모자를 붙잡지 않으면 날아갈 정도다. 아이와 가우도까지 건너갔다가 돌아왔다.

  셋째 날은 ‘선암사’를 찾아갔다. 선암사는 나도 여러 번 가보았고 어머니도 나보다 더 많이 다녀오셨지만 겹벚꽃이 4월에 핀다는 것은 이번에 가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과장해서 아이 주먹만 한 벚꽃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수도권도 이때쯤이면 벚꽃이 다 지는데 남쪽 지방에서 지금 이렇게 커다란 벚꽃이 핀다는 것이 신기했다. 선암사는 겹벚꽃과 자산홍이 어우러져 화려한 산사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이는 그곳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보석 목걸이와 팔찌를 사서 더 좋아했다. 그곳 근처 식당에서 오랜만에 외식으로 비빔밥을 먹었다. 코로나 사태 후 얼마 만인지 모른다.

  구례로 이동해서 ‘지리산 치즈랜드’를 방문했다. 4월 초에 피는 노란 수선화 꽃으로 유명한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는 다 지고 없었지만, 주변 경관이 워낙 좋아서 아쉽지가 않았다. 전망대 동산까지 올라가서 저수지와 주변을 관망하고 내려와서 저수지에 놓인 다리도 건너보았다. 건물로 돌아와서는 거기서 생산하는 요구르트를 사서 먹어보았다. 맛이 좋아 몇 개 더 사서 가지고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수반도에서 고흥반도를 연결하는 바다 위 다리가 생겼다고 해서 들렀다. 섬들을 바늘에 실 꿰듯 연결해 놓은 다리였는데 이 다리로 인해 두 반도를 오가는 사람들이 참 편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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