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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4. 2022

탐진치 삼독 해독하기. 나다 명상

[1분 인생 힌트] 탐진치 삼독 해독하기. 나다 명상


불교에서는 탐진치 삼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심리학적으로 이야기하면 모든 정신장애의 뿌리가 탐진치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지요.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인생을 괴롭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탐진치의 프리즘으로 바라보면 탐진치와는 거리가 먼 것 같은 수치심 같은 감정조차도 그 안에 욕심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탐진치를 해독할 수만 있다면 모든 정신장애에서 탈피할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겠지요. 일단 내 삶에서 화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만 상상해도 인생살이가 훨씬 유쾌하겠지요? 내면의 균형이 잡히고 매일 안정된 기분을 유지할 수 있다면 사는 것이 참 맛있을 테지요. 


탐진치 삼독을 어떻게 하면 해독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제가 곧잘 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탐진치 삼독의 싹 자르기, 나다 명상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나다 명상'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특허 출원 중이고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으니 다른 곳에서 쓰실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잠깐 농담이었고요~


나다 명상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욕심, 분노, 어리석음(부끄러움)이 내 마음에 등장하려는 즉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나다.



끝입니다. 엄청 간단하지요? 이렇게 하면 탐진치 삼독의 싹을 일거에 잘라낼 수 있습니다. 


'나다.' 이게 무슨 소린고 하니 그 모든 대상과 나를 구별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타고 싶어 하는 스포츠카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부러움과 질투가 느껴졌다고 해볼게요. 그럴 때 그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이 나다.'라고 말하면서 그와 내가 같은 사람임을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입니다. 또는 발표를 하다가 어버버 거리면서 창피한 경험을 했다고 해볼게요. 그럴 때도 청중을 보면서 '저 사람이 나다.'라고 말하면서 청중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청중이 곧 내가 되니 나를 평가하고 판단할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지요. 창피할 수가 없습니다. 



저 사람이 나다.



연습이 되면 난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에게도 써먹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바라보거나 떠올리면서 '저 사람이 나다'라고 말하면 갑자기 화가 사그라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나인데 어떻게 나를 화나게 할 수 있겠어요? 화가 발 붙일 곳이 사라집니다.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탐진치가 발현되려면 나와 구별되는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나와 탐진치의 대상 사이에 이질감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럴 때 그 욕심, 분노, 어리석음을 유발한(유발했다고 착각하게 하는) 존재를 '나'로 여길 수 있다면, 대상이 곧 내가 된다면 탐진치가 머물 토대가 사라지게 되지요. 


세상 만물과의 연대감, 정말로 세상에 온통 나 밖에 없다는 체험이나 자각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겠지요. 말 그대로 천상천하 유아독존. 여기서의 '나'는 흔히 말하는 개인적인 자아가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는 종교를 믿고 철학을 들여다 보고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궁극적인 마음의 자유를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서서히 관점을 넓혀가며 체험하다 보면 정말로 세상에는 나 이외에 다른 누구는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내가 모든 것이 될 때 탐진치 삼독의 밑바탕이 허물어집니다. 탐진치가 뿌리 뽑히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공간에는 하늘이 있고 햇빛이 듭니다. 나무가 자라고 새가 노래를 부릅니다. 우리는 그것을 '삶'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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