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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5. 2022

골든타임의 호소력, 참을 만할 때 참지 않지 말자

[1분 인생 힌트] 골든타임의 호소력, 참을 만할 때 참지 말자


호소력. 

호소력이라는 단어를 적고 보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호소력이라는 단어만 덩그러니 놓고 쓴 적이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호소력'이라는 단어는 늘 어떤 맥락상에 있지요. 왠지 중국 이름 같이도 느껴지네요. 


당신은 호소력 있는 사람인가요? 

심리상담을 하면 호소력 있는 사람들과 호소력 없는 사람들을 두루두루 만납니다. 대개는 지치다 못해 호소하러 왔음에도 잘 호소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호소력 있다는 것은 자기를 잘 표현한다는 말과도 같겠지요. 반대로 말하면 호소력이 없으면 자기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 호소력이 없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건강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마음의 호소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90~100이 아니라 70일 때 호소하기


호소력은 '얼마나 참을 수 있는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잘 참을 수 있는 사람은 호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잘 참습니다. 참는 것이 미덕이 사회에 살고 있지요. 세대가 바뀌면서 자기 표현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문화 전체적으로는 '참아야 하느니라'라는 메시지가 우세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에 오는 분들은 참다 참다 참다가 더 이상 못 참을 것 같을 때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상태로 심리상담에 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감기도 초기에 잡으라는 이야기가 있지요. 폐렴으로 진행될 때까지 참다가 병원에 오면 그때에는 치료도 길어지고 낫기도 힘듭니다. 심리상담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참을 수 있을 때
참지 말자.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무턱대고 아무때나 불사르는 것도 위험하지만 참는 것도 참 위험합니다. 참는 내내 인격 수양으로 더 높고 깊은 경지에 들어가 아무 타격을 안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은 별로 없잖아요? 내가 그게 가능하지 않은 범부중생이거든 참지 않는 것이 정답입니다. 누구나 한두 번쯤은 상황상 똥오줌을 엄청나게 참아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얼마나 괴롭던가요? 그리고 드디어 배설하고 나서 얼마나 시원하던가요? 마음도 꼭 그렇지 않겠어요? 


그래서 참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참는 것을 오랫동안 무의식 중에 습득한 우리는 더욱 더 참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고통을 너무 오래 너무 많이 참습니다. 수치로 치자면 100점 만점에 90점이 되는 정도, 뭔가 그릇에 물이 넘칠 듯 할 때야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아니올시다. 똥오줌을 그렇게 참으라면 참으시겠습니까? 얼마나 괴로운지에 대해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감이 와야 합니다. 



아직은 참을 만한데?



바로 이 때가 적기입니다. 바로 이 때 도움을 받으면 훨씬 쉽고 수월하게 끝납니다. 뭘 이 정도 가지고 이야기를 해~ 다들 이 정도는 참고 살지~ 바로 지금입니다. 그 때가 호소할 때입니다. 턱에 받치기 직전이면 많이 늦습니다. 수술에도 골든 타임이 있는 걸 아시지요? 마음도 골든 타임이 있습니다. 골든 타임에 호소하면 나의 치유력이 십분 발휘됩니다. 고통의 수치로 치면 대략 70정도가 마지노선입니다.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
호소하기



다르게 말하면 호소할 필요가 엄청나지 않을 때 오히려 호소력 있게 말해야 합니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두고 호소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 상태를 지나면 그 때는 심지어 호소력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엄청 괴로운 무언가를 마구 말하게 되는데 그 진의를 잘 분별해서 알아주기란 힘들겠지요. 그 때의 마구 말하기는 야구에서 투구가 던지는 마구(魔球)와도 같아서 상대에게 또렷하게 전달되지도 않습니다. 


골든 타임이 아니어도 호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골든 타임에 호소하면 정말 호소력이 생깁니다. 생존의 수준을 넘어서 좀 더 생기있고 활기차게 살고 싶다면, 사는 재미를 쏠쏠히 느끼고 살고 싶다면 그저 참는 것은 이제 그만둡시다. 우리도 이제 말 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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