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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5. 2022

트라우마 두려움 극복법, 하기 싫은 일하기

[1분 인생 힌트] 트라우마 두려움 극복법, 하기 싫은 일하기


최근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거의 하려고 마음 먹었다가 뭐 이런 걸 하냐는 생각에 다시 접고, 그런데 머릿속에서는 가끔씩 떠올라서 또 할까 말까 고민하고 망설이게 되고.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괜히 해서 긁어 부스럼이 되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맴돌다가 이럴 때 쓰라고 지침으로 전해져 온 격언이 떠오릅니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하라. 


아주 간단명료하지요. 고민되면 하라고 합니다. 결혼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음... 예전에 아는 지인이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저에게 말했습니다. 


나무둘아, 미치겠다. 

왜 누나? 

결혼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 

!@#$


지금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그분께서는 결혼 일주일을 앞두고 심대한 고민에 빠졌던 것입니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을 때,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없을 때, 이 선택으로 인해 감당해야 할 일이 두려울 때, 무언가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인생의 끝나지 않는 고민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두려운 걸 하면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극복된다


할지 말지 고민되면 그냥 하라. 

과연 인생의 대부분의 일은 그냥 하는 것이 정답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고 나서 후회하더라도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그런데도 선택과 결정은 참 쉽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결국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잘 알아도 고민이 되는 것은 두렵기 때문입니다. 두렵지만 않다면 선택하는 것이 생각보다 수월할 것입니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요? 내가 손해보는 것이 두려울 테지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 더 이득이 될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그리고 생존 본능과 과거의 뼈아팠던 실패로 인해 망설여지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망설임이 심해집니다. 


두려움. 

인류 최대의 적이자 친구는 두려움입니다. 두렵지만 않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이 지금보다는 훨씬 다채롭고 흥미롭고 생기 넘쳤을 것입니다. 몇몇 특이한 인물들이 두려움을 넘어설 때 우리는 박수를 칩니다. 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네! 내가 살고 싶었던 그 모습이야! 박수갈채를 보내고 응원하는 것은 좋지만 나는 언제 그렇게 사나요? 


두려움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압도적인 것까지 크기와 수준이 다양합니다. 엄청나게 두려운 것을 우리는 트라우마라고 부릅니다. 트라우마 치료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지속적 노출 치료입니다. 말 그대로 피하고 싶은 것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치료입니다. 두려운 대상, 피하고 싶은 대상에 계속해서 노출시켜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상상으로도 노출하고 실제로도 노출하면서 두려움을 타파해 나갑니다. '서서히 안전하게'라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 결국 핵심은 끝없이 노출하는 것입니다. 고소공포증이 나으려면 지상에서만 훈련하면 안 되겠지요. 치료의 완결은 높은 곳에 실제로 올라가는 것, 올라가서도 극심한 두려움에 떨지 않는 것입니다. 지속적 노출치료는 이런 이치입니다. 


결국 압도적인 두려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궁극의 방법은 내가 두려워하는 대상과 -정신적이든 실제든- 대면하는 것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렇게 되지요. 



하기 싫은 일을 하기



그것도 무진장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은 하지 않게 해주세요! 소리치고 싶은 그것을 하는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요. 하지만 정말로 지금보다 나아지고 싶다면 두려워서 하기 싫은 그것을 해야 합니다. 심지어 칼 융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에서 
진정한 성장은 시작된다. 



주옥 같은 말씀. 두려운 것이야말로 우리 삶을 진보시키고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그래도 두려울 때는 어떡하느냐는 생각이 들곤 해서 탐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면 두렵지 않은 방법을 강구하면 안 됩니다. 그런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옆에서 지켜봐주고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지지해주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건 영양보조제의 역할 정도입니다. 본 식사인 밥은 내가 알아서 떠 먹어야 합니다. 결국은 내가 내 안에 있는 두려움을 내가 직접 극복해나가야 하기에, 그냥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등골이 서늘하지만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하기 싫은 그것을 하면 나에게 약이 됩니다. 내가 변하고 성장하고, 내가 이상적으로 바라만 보았던 그런 사람이 스스로 되어 갑니다. 그래서 두려움은 아주 몹쓸 적 같아도 아주 친근한 우리 편이기도 합니다. 할지 말지 고민이 된다면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그것을 하면 된다고 두려움이 알려 주니까요. 두려움 안에 바로 두려움 극복과 성장과 마음의 평화의 열쇠가 들어 있다고, 두려움의 지혜를 역설적이게도 두려움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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