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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둘 Oct 27. 2022

마음의 병은 뇌 문제? 집중력 올리기

뇌과학의 역설

[1분 인생 힌트] 마음의 병은 뇌 문제? 집중력 올리기(뇌과학의 역설)


예전에 공부를 꽤나 하신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계시죠. 배운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고 인맥도 좀 되고 그래서 사회사업 같은 걸 이것저것 벌려놓고 각종 모임을 하시는 분. 그분도 그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이래저래 학식이 높으신 그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일축했습니다. 



마음의 병은
전부 전두엽의 문제야. 



어쩐지 꼰대 같은 어감에 당시에는 상당히 반발감이 들었던 그 말. 그 말에 백 퍼센트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상담 분야에서 많은 경험들을 쌓다가 보니 나름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무식하게 일축하는 말이 일리가 있다고? 의문이 들지요. 그 이야기를 짧게 풀어 봅니다. 



집중력을 올리면 마음이 안정된다.


학식이 높은 그분도 한때 꽤나 심한 정신장애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나으려고 애를 썼답니다. 돈도 모자라지 않고 인맥도 되니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여러 치료법도 경험하신 듯했습니다. 그래도 낫지를 않아서 낙담하다가 드디어 낫게 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었는고 하니, 뇌과학을 공부하면서 나았다고 합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뇌가 문제구나! 



요지를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자기의 정신적 질병에서 해방이 된 것입니다. 뇌 문제라는 관점으로 보게 되자 학식이 풍부한 분답게 뇌과학 지식을 섭렵했다고 합니다. 동시에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완전히 낫게 된 것입니다. (뇌과학을 접하기 전에도 정신과 약을 먹지 않았을까 싶은데,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플라시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뇌과학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부터 약물이 제대로 작용했다면 그렇겠지요?) 


이런 사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마음의 문제를 뇌의 문제로 간단히 생각하게 된 듯합니다. 거의 간증을 하듯 뇌과학에 대한 확고한 확신, 그건 어딘가 씁쓸함을 남겼습니다. 저런 확고함은 자기도 모르게 도그마에 빠지게 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요. 자기만의 주장이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분의 완고함 때문에 그분의 말이 선뜻 머릿속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심리상담으로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면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마음의 평화는 다름 아닌 '집중력 회복'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마음이 단지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에 내가 살아야 할 현실에 집중이 되지 않으니 무너진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싶어한다는 점입니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해서 직장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 실수를 하고 뭔가 빠뜨리니 그것부터 바로잡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을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현실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마음의 평화?

나는 집중하고 싶다! 



내담자들이 요구하는 이런 것들은 대학원 심리상담 교육과정에서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현실에는 정통 심리상담과는 결이 많이 다른 내담자들이 부지기수로 많았습니다. 그들이 원한 집중력 향상.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가? 결국 당장의 현실에 적응을 돕기 위해서는 뇌과학적인 접근이 빠른 해결책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각종 자기계발 방법들과 인지심리학 지식을 접목시켜 교육하는 것.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내담자들은 심리상담을 처음 찾아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며 흡족해했습니다. 


당황스럽지만 그분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게 됐습니다. 마음의 병이 전부 전두엽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면 흐리멍덩하던 전두엽이 깨어나면 수많은 정신기능이 살아난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가장 빠른 해결책이 되기도 합니다. 현실에서 내 모습이 괜찮아지면 마음도 괜찮아지는 단순한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마음이 불안할 때는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역으로 집중을 하면 마음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불안할 때는 뭔가를 탐닉하고 중독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지요. 그건 단지 정신을 마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본래 욕구라 그런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흐릿하고 모호한 상태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의 집중력이 살아있는 느낌, 통일되고 명쾌한 정신을 우리는 원합니다. 



집중할 수 있는 건전한 대상 찾기 

그리고 거기에 몰입하는 연습하기 



마음의 병이 깊지 않을 때 이렇게 순간순간을 사는 연습을 하면 현실적인 기능 회복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불안정하고 힘들다면 그때 마음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봐도 안 늦지 않을까요? 마음을 낫게 해서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집중력을 올리는 길이 있고, 집중력을 올려서 전두엽을 활성화하고 마음을 낫게 하는 길이 있습니다. 두 갈래 길 중에 어느 길로 가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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