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소리 하고 있네

심리상담사의 아침 편지

by 나무둘

인생의 목적은 그런 게 아니야.

인생은 꿈을 이루기 위한 게 아니야.


몸이 아픈 며칠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생활이 느슨해졌고 몸이 느슨해졌습니다.

그만큼 마음도 느슨해졌습니다.

다른 말로 열의가 식었습니다.


열정 없는 하루.

그날이 그날 같은 하루들.

아침에 일어나서 상쾌하게 의욕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내 모습이 어쩐지 어색합니다.

매일 좋은 글을 읽고 좋은 문장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지만 어딘가 맞갖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이래도 다 소용없어.

아무것도 안 될 거야.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한편으로는 약간의 진심도 묻어 있음을 압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삶.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는 삶.

삶을 엉뚱하게 대한 대가로

삶은 드디어 나를 쓰러뜨리고 몸을 아프게 했습니다.


한참 몸이 아파 골골거리며 며칠을 보내면서

그러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은

삶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꿈같은 소리 하네.

삶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몸을 쳤습니다.


꿈이나 꾸고 있네.

삶이 내게 말합니다.


삶을 살지 않고 꿈을 꾸고 있다.

그것은 무슨 뜻일까요?

꿈을 향해 삶을 벗어나고 있다는 뜻.

열정적으로 사는 척하지만 사실상 삶을 살지 않고 있다는 뜻.

삶은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떠들어대지만 삶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프고 나니 삶에 내게 분명하게 말하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인생은 그런 게 아니야.

인생은 말이지, 그냥 너 자신에게 충실한 거야.

충일감.

그냥 너 자신이 되는 거야.


사실은 될 것도 없습니다.

나는 이미 나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내가 되겠다면 '되어야'겠지만

내가 나이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려고 하지 않았으니

삶은 얼마나 나에게 답답함을 느꼈을까요?

그래서 삶은 말합니다


꿈같은 건 개나 줘 버려.

너에게 필요한 건 꿈이 아니라

너 자신으로 존재하는 거야.

너 자신으로 살 줄 아니?


그 질문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꿈을 향해 늘 충동을 느끼는 삶.

진짜처럼 위장한 거짓된 삶.

긍정과 열의와 열정에 도취되어 진실을 외면하는 삶.

혹시 그런 모습은 아닐까?

삶의 묵직한 시선에 나는 잠자코 침묵하며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당신의 삶은 당신에게 뭐라고 하고 있나요?

당신은 자기 자신인 채로 살고 있나요?

당신은 그냥 자기 자신이어도 됩니까?


오늘은 내가 삶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내게 요구하는 것을

마음에 잘 받아 적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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