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진심이 아니야.

심리상담사의 아침 편지

by 나무둘

심리상담사 친구와 이태원 참사 관련 심리상담 자원봉사 얘기를 했습니다.

이번에 이런저런 지원을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더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봉사도 나눔도 재능 기부도 좋지만 그게 내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더라."


한때 사회 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공동체를 위해 앞장서서 뭐라도 작은 실천을 하던 심리상담사 친구.

최근 인생의 큰일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뀐 것인지 전과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뭐라도 하려고 했을 텐데.

적어도 진심을 기울였을 텐데.


달라진 친구의 모습에 놀랍기도 했지만 지금 친구의 진심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난 그걸 원하는 게 아니야.'


선뜻한 친구의 말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잠시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은 뇌의 회로가 가동되는 걸 느꼈지만,

어찌 그 친구 앞에서 한 마디 할 수 있을까.

그 친구야말로 저보다 그런 쪽으로 훨씬 실천적이었는걸요.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들었습니다.

우리는 심리상담사니까.


담담히 친구의 말을 더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담백한 고백이 참 신선하네.

자기 진심에 진심이구나.


옳고 그름보다도 사회 정의보다도

자기 진심에 진심이기로 한 친구.


당신이 옳다고 요새 심리학에서 제창하듯이

내 마음이 옳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금 이게 내 마음이야!'라고 소리 낼 수 있는 것,

그 옳음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은근히 때로는 대놓고 강요되는 사회적 의무감.


친구를 통해 한때 헌신했던 것에서조차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내 마음을 구속하지 않기로 스스로 결정하는 것.


주위에서 뭐라 하든 내 진심을 허락하는 것.

이것도 역시 큰 용기 아닐까요?


당신은 어떤 마음을 구속하고 사나요?


사실 용기를 내자면, 해방시키고 싶은 그 마음은 어떤 것인가요?


당신도 나도 마음이 자유로운 하루를 보내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