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늙지 않는다.(시니컬하면 빨리 늙어)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답장

by 나무둘

지난날 나의 20살 청춘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았다면 뭐라고 답할까?'

이런 가정을 하고 그 청춘의 입장에서 답장을 써 봅니다.




2023.07.26 고도원의 아침편지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

나는

소녀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

너무 거칠거나 모나지 않게 살고 싶고,

세상 풍파에 너무 찌들고 싶지 않다는 소망이

담긴 꿈이다. 살다 보면 종종 소녀 같은 할머니,

소년 같은 할아버지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귀엽다"라는 말이 죄송스럽지만,

이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분들을 뵐 때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대강 짐작이 간다.


- 김혜민의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 중에서 -


* 얼굴은 심상(心象)입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그분의 마음과

살아온 역사가 보입니다. 삶의 질곡을 지나며,

어찌 반응했는지가 얼굴의 주름에 새겨져 있습니다.

시련과 고난의 흔적이지만 그 흔적 이상의 경계를

넘으며 아로새겨진 소년 소녀의 꿈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꿈은 늙지 않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가끔은 시니컬한 저이지만

오늘은 왠지 그 문장이 참 좋네요.

'꿈은 늙지 않는다.'

청소년기에는 괜히 시니컬한 게

멋있는 줄 알았는데요.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가끔 멍한 시선을 던지는,

풋 혼자 생각해 보니 이런 제 모습이 웃기네요.

나중에 할아버지가 돼서

얼굴에 '시니컬함'이라고 쓰여 있을 상상을 하니 진짜 별로네요.

저도 나중에 소년 같은 할아버지가 되고 싶네요.

지금은 할아버지가 된다는 게 상상도 안 되긴 하지만.

그때가 되면 하회탈 같은 얼굴이면 좋겠어요.

우리 외할아버지 얼굴이 꼭 그랬는데.


그래서 반성했어요.

나의 시니컬함이 나를 늙게 만들고 있구나.

괜히 가오 잡다가 순식간에 늙겠구나.

오늘부터 힘 좀 빼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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