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의 편지 7

자살충동도 죽일 수 없는 무의식의 생의 의지

by 나무둘

상담사님! 잘 지내셨지요?

편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제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상담사 님 덕분입니다.

애꿎게도 상담사님께 분노를 쏟아냈었는데.

그때 온전히 들어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합니다.

그리고 제 발이요.

상담실에 제 발로 찾아간 제 발이 저를 살렸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심리상담이었는데요.

엄청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부끄럽지만 정신이 나약한 사람들이나 받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제 발로 상담을 찾아갔었네요.

상담사님이 말씀하셨듯이 저는 죽기보다 살기를 원했던 게 분명합니다.

그 고비를 넘기고 잘 지내고 있는 지금 돌아보면 그게 분명하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 살면서 다시는 그 정도로 고통스러울 일이 없을 것 같아요.

그때에 비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요새는 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트레스였을 것들이 지금은 별스럽지 않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힘들었던 순간을 이겨내고 제 안이 더 단단해진 것 같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보니 그때 상담에 찾아갔던 저에게 참 잘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어디에도 말 못했던 분노를 쏟아낼 수 있게 묵묵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리상담 받으면서 희한하게도 운이 잘 풀렸던 거 같아요.

팀 조직 개편이 되면서 임시로나마 직급도 올라가고 승진에도 유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비밀이지만 일에 대한 부담은 전보다 덜어졌어요.

상담사 님이 심리상담 받으면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을 때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했는데 정말 매직(?)이 통한 것 같습니다!

참 아내가 임신을 했습니다.

이제 두 달 정도 되어 가는데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 사는 게 그냥 참 기쁘다는 생각도 합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상담사님도 항상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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