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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안 Apr 08. 2024

피어나는 꽃들과 아침산책

다른 길로 가 보았다

눈을 어디에 두어도 벚꽃이 하늘을 덮고 있는 꽃세상 4월.


출근길 아침 산책을 시작하고 월요병이 없어졌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밀리는 차도, 갑자기 끼어드는 차도, 나만 가면 얼굴을 붉히는 신호등에도 화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거리는 벚꽃과 연둣빛 새잎으로 갈아입은 봄나무들이 환희의 송가를 부르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몽우리 져 있던 나무들이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있다.

꽃과 호수가 만나고 있다. 갑자기 꽃세상으로 바뀐 풍경에 다른 세상에 온 듯 잠시 아득해진다...


신은 어쩌자고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천국처럼 만들어 놓은 것일까. 



늘 걷던 길인데 늘 걷던 그 길이 아니다.

꽃과 꽃이 만나 반갑고 환희로운 인사를 나누는 풍경은 비현실적이다. 가슴이 설레인다.



꽃과 새잎이 공존하는 시기. 

시치미를 떼고 있던 나무들도 며칠 만에 가득 잎을 피워냈다. 계절의 신비에 눈이 부시다.



다른 길로 가보았다.


호수에 비친 해가 계속 나를 따라와서 한쪽 얼굴이 너무 뜨겁기도 하고 눈이 부셨다.

윗길로 올라가니 훨씬 시원하고 풍경은 새롭다.



까까머리 중학생이 마악 고등학생이 되어 두발 자유화를 신나게 누리고 있는 것 같은 나무를 만났다.

덩달아 내 기분도 명랑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새로운 길은 새로운 시선을 준다.

늘 걷던 아랫길을 내려다보니 다른 길처럼 보인다. 


안 보이던 마을 공동체 정원도 보인다. 마을 사람들이 운동회도 하고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아도 되는 정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5월에는 아이들의 함성과 어르신들의 미소로 가득 차는 정원이 되면 좋겠다.

 


바람이 불어 벚꽃 잎이 흩날린다.


늘 걷던 길을 벗어나 다른 길로 가니 새로운 풍경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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