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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안 Apr 25. 2024

산책이 운동이 된 썰

산책과 운동은 한 끗 차이, 마음은 열 끗 차이

흐리지만 차갑고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 걷기에 좋은 날씨이다.


아주 오래전 지구 온난화가 덜 진행되었을 때의 4월은 이런 날씨였다.

꽃은 피었지만 조금은 춥고 햇살은 좋았던 그런 날씨.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다.


요즈음 넷플릭스에 '삼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주인공이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는 장면이 나온다. 그 영향으로 '침묵의 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1907~ 1964)의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은

살충제·살균제의 사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우려하며, 봄이 왔는데도 생태계 파괴로 인해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책의 제목을 ‘침묵의 봄’이라고 지었다.


시적인 산문과 정확한 과학 지식을 독특하게 결합한 방식으로 글을 쓰는 카슨은 생태계에서 농약이 어떻게 확산되는 지를 시작으로 어떻게 동·식물에 축적돼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지를 알리고자 했다.


이 책으로 인해 세계의 DDT 및 유기염소계 살충제의 사용량은 크게 줄었다. 1962년에 나온 책이다.


또한, 그녀는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척을 반대하며 전 세계에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을 읽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늘은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시간이 걸리는 반찬을 한 가지 했더니 출근길 산책시간 중 10분이 날아갔다.


별다방 커피 포기...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25분 정도. 마음이 조금 급해졌다.

 


차에서 운동화로 갈아 신고 저수지 언덕을 힘차게 올라섰다. 시원한 물냄새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걷기를 시작했는데 한 남자분이 내 앞을 휙 가로질러서 간다. 근데 걸음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아서 거의 나와 가족인 듯 인접거리에서 계속 걷게 됐다.


내가 걸음을 빨리해서 앞서가려고 해도 걸음 걷는 속도가 이상하게 비슷해서 추월이 어려웠다.

그러다가 이 사진을 찍는 사이 그분이 훌쩍 앞으로 아가서 거리가 생겼다.


내가 조금 걸음을 늦추면 되는 거였는데...



평소 걷는 속도의 1.5배속으로 걸었다.

날씨가 차가워서 그렇지 평소 같았으면 땀이 날 정도였다. 게다가 오늘은 운동화도 쿠션 있는 워킹화로 제대로 신었다. 걷다가 생각했다. 내가 지금 산책이 아닌 운동을 하고 있는 건가...



이 공원은 옛날에 저수지와 주위에 으례 있는 닭이나 오리 요리를 파는 음식점들과 논과 밭이 있는 형태였는데 공원이 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저수지는 정비되었고 음식점들은 사라졌다. 그래도 논은 보존 해 두어서 공원을 걸으며 논풍경을 볼 수 있다.



숨이 찰 만큼 걸어서 공원을 나오려는데 딸기꽃이 있었다. 연초록 이파리와 작은 꽃이 아슴하다.


평소 같으면 느긋하게 나무와 풀을 보며 천천히 걸어서 나왔을 공원, 운동을 하니 빠른 걸음으로 어느새 앞에 와있다.


산책과 운동은 걸음수로는 한 끗 차이지만 마음가짐은 열 끗 차이정도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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