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안 Apr 24. 2024

어제의 산책

아름다운 계절

오늘 아침에는 비가 폭우 수준으로 세차게 내려서 산책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별다방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공원 주차장 전망좋은 곳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마셨다. 

차에 앉아 비오는 풍경을 보며 눈으로 하는 산책도 괜찮았다.



비는 어디에나 공평하게 골고루 내린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나뭇잎은 더욱 피어날 것이고 초록은 더 짙어질 것이다.


오늘은 산책이 어려울 정도로 비가 오지만 어제는 산책하기에 너무도 좋은 날이었다.

햇살이 맑게 퍼지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산책을 해야한다면 딱 이런날이야 하는 기분으로 공원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려 공원 입구에 들어선 순간 아...하는 탄성이 나왔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이라니, 이토록 아름다운 길이 내앞에 펼쳐져 있다니


나무들은 물이 올라 연초록으로 생기를 뿜어내며 걷기 좋게 그늘을 드리우고 

적당한 햇살이 비치는 굽이진 길.


내 뒷모습이 영화에 나오기라도 하듯 조심스럽게 천천히 산책길로 들어섰다.  



빽빽한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지만 저수지는 온갖 생명들을 조용히 품고 있다가 

이 봄, 세상에 내어놓고 있다.


이곳을 걷다보면 전문가용 커다란 카메라를 뻗치고 캠핑의자에 앉아 백로같은 새들의 움직임을 찍으려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가 있다. 그들의 모습은 흡사 특종을 기다리는 기자 같기도 하다. 



공원의 풀밭에는 온갖 생명들이 자라고 있다. 

봄이 되어 눈으로 보니 수 있다. 그래서 봄인가보다.



개나리와 벚꽃이 지고나서 피어나는 새로운 꽃들.

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단순하게 정의내리기에는 사이사이 너무나 많은 계절이 존재한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


때때로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느낀다.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페레난도 페소아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보”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흐린 날 걷는 즐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