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라공화국은 제주 한림읍 금악리에 있다.
이곳은 춘천 남이섬을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만든 강우현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만들어 나가고 있는 상상과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강우현 대표는 2014년부터 제주에 거주하며 돌만 가득하던 10만 평방미터(약 3만 평)의 땅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땅을 파서 빗물을 받아 연못을 만들었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는 이곳은 현재 진행형 공간이다.
또한, 상상하던 것을 이루어가는 현실 속의 미완의 상상나라이다.
시시하고 하찮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곳에 만들어 놓은 것의 대부분은 재활용이다. 절반 이상이 기부로 이루어졌고 무에서 유를 이루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매력 터지는 곳이다.
탐나라공화국 소개글(홈페이지)
<미완의 상상나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야산에 위치한 탐나라공화국은 자연 생태 예술과 정신문화를 아우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상나라, 영원한 미완성을 추구하는 상상실험실입니다.
<탐나라공화국>
여권이나 비자를 발급받아야 입국할 수 있는 상상나라입니다. 국기와 애국가는 물론 정신문화원과 문화청, 관광청, 기상청, 안심청, 도예청, 예술원, 국립중앙도서관, 노자예술관이 있는 한국 속의 미니국가입니다.
<긍정 에너지의 발신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룰 수 있는 것을 상상하며 하나씩 이루어가는 현실 속의 상상나라, 사람의 손길이 닿은 자연과 문화의 용해로, 평온한 환경 속에 긍정 에너지가 샘솟는 공간입니다.
<창조상상의 아이콘>
어딘가에 있는 것은 탐나라에 없고 시시하고 하찮은 것을 중시하여 70% 이상 재활용, 절반 이상 기부자의 손길로, 무에서 유를 이루는 과정을 엿보는 상생의 공간입니다.
탐나라공화국은 예약을 하고 여권을 발급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
탐나라 공화국을 만드는데 처음부터 참여한 직원이 직접 해설을 해주는데 그의 해설이 달콤 쌉싸름 단짠단짠 하다. 현장에서의 경험과 흥미로운 스토리, 감동과 유머가 있어 그의 설명을 들으며 걷는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이다.
여행자가 가꾸는 여행지로 알려진 이곳은 기증과 직접 참여로 만들어 나가고 있어 모든 장소에 이야기가 있다. 황무지를 숲으로 만든 2만여 나무도 1만 5천 그루 이상은 지역주민과 방문자들이 심은 것이라고 한다.
현무암을 확대해서 패턴을 만들었다.
그 패턴을 상품화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오른쪽 커다란 동그라미가 현무암을 확대한 모양이다.
버려지는 그릇과 물건들로 만든 정원과 폐목재로 만든 데크.
정성스러운 손길로 아름답게 살아난 정원을 보며 나의 미니멀리즘이 얼마나 좁은 것이었나 생각했다.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헌책방.
"헌책들의 잠자리"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이곳의 모든 글씨는 강우현 대표가 거꾸로 쓴 꺼꿀체이다.
먼 훗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단 한 권의 책이 이곳에 잠들어 있을지 모른다.
-강우현
전국에서 버려지는 헌책 30만 권을 보관하는 헌책 도서관
있던 돌을 그대로 두고 그곳에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것이 오히려 헌책과 공간이 만나서 서로 반응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셋을 낳고 셋이 만물을 낳는다.
노자(제42장)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도가 하나를 낳고,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이 셋을 낳고, 셋이 만물을 낳는다.
그래서 나의 한걸음, 당신의 한걸음이 소중한 것이리라.
공간(space), 빈 공간.
그것은 숨구멍이고 생명을 성장시키고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돌 하나, 기와 하나, 질그릇 하나, 잔디와 나무 하나하나에 다 이야기가 있다.
채우다. 비우다. 채우다. 비우다. 채우다. 비우다.
채웠기에 비우고 존재했기에 사라지는 것이겠지... 아름다움과 허무는 한줄기에서 피어난 꽃과 같다.
제주를 떠나기 전 다시 만난 노을이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자꾸 뒤돌아 보게 한다.
이 글은 탐나라공화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쓴 글이다.
나는 업무로 이후에도 몇 번을 더 방문했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이 상상력 충만한 곳은 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탐나라공화국에 대한 글은 '걷는 제주' 브런치북에 2회 더 연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