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이 왜 신선한 충격이었냐 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옳은' 프로세스는,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마라', '당신은 할 수 있다'와 같은 말들의 메시지만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에 익숙했던 나였다. 물론 저 말들이 아예 틀린 것은 아니다. 저 말들이 가진 힘도 강력하다. 나 역시도 저런 말들에 힘을 얻고, 그것을 잘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쭉 활용할 생각이고.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숙고 없이 저 말들을 무작정 적용하면, 오히려 인생이 꼬일 수도 있다. 책 《니체 인생수업》에 따르면, 니체는 "가장 먼저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무시무시한 잠재력을 가진, 자신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력하고 거대한 힘을 가진 기계라 할지라도, 그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이 아닌 파괴적인 방향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에 맞게 자신을 스스로 키워주는 거다. 아이를 키우듯, 스스로한테도 그렇게 대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공해 주며 편안하게 해 줄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그 아이가 가장 행복하게 세상을 살 수 있는 방법, 즉 그 아이가 펼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엇인지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그것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상태에 맞지 않는 무리가 되는 일을 무작정 억지로 시키는 일을 지속하진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지점을 알고 지금 당장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자. 그러려면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이해도 필수이다. '한계'라는 말에 너무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누구라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다. 각자 장단점이 다르고, 분명한 한계가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원래 주 5회 운동을 하려고 했었는데, 일 끝나고 와서 운동까지 가야 하는 게 삶이 구속받는 느낌을 받고, 힘들었다. 그래서 주 3회로 줄였다. 그랬더니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이젠 한 번 갈 때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간다. 그리고 더 집중할 수 있다. 운동은 주 3회가 최대. 이게 현재 내 한계인 것이다.
한계 지점을 높여나가고 싶다고?그것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에서 오지 않는다. 목표에 대한 강력한 집착을 통해,단기간은 그렇게 할 수 있겠지. 나도 해봤다. 그런데 장기간 지속하면 분명 다른 어딘가가 고장 난다. 유튜브 채널 <러브포레스트>는 「원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법」이라는 영상에서, '내가 간절히 집착해서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내 생각엔 스스로의 현재 상태를 기반으로 행복하고 편안함도 주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한다. '행복한 나'가 되어 그 행복함을 에너지로 해야 할 일을 해나가는 거다. 그렇게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성장해 나가면, 내 한계 수준도 높여나갈 수 있다.
니체는 '바깥으로부터의 어떤 것도 아닌, 내 안의 소리만을 좇아야 한다'라고도 이야기한다.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자. 돌봐주자. 쉼이 필요하면 쉼을 주고 말이다. 쉬고 나면 좀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