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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Oct 13. 2021

[사건사고] 사소한 부주의가 부른 참극

[사건사고] 사소한 부주의가 부른 참극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 1초의 시간도 안 되는 사이, 내가 미쳐 손쓸 겨를도 없는 사이에 일어났다. 머릿속에서 방어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취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사고가 나면 머리로 방어하는 것도 아니라 본능적으로 방어를 한다. 그 방어 능력을 오버하면 사고로 연결된다. 브레이커를 잡을 틈도 없었고 속도를 줄이지도 못했다. 속도만 줄였더라도 상처가 없었을 것이다. 갑자기 자전거 앞바퀴가 틀어졌고 몸은 중심을 잃으며 앞쪽으로 슬라이딩을 하고 말았다. 얼굴과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손을 짚었다. 내 몸의 하중과 더불어 자전거를 타고 오는 속도가 그대로 손바닥에 전달되었다. 땅바닥에 손을 짚었는데 콘크리트와 작은 돌들이 손바닥을 스쳐 지나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자전거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 주변에도 충격을 받았다.

오른쪽 손바닥을 보았더니 까져 있었고 살짝 피가 흐르는 것이 보였다. 오른 무릎 주변에도 곤두박질칠 때 충격의 여파로 핏기가 살짝 보였다.

어제 아침 끔찍했던 자전거 사고의 기억이 떠올랐다. 사소한 부주의가 부른 참극이었다.

집과 PT를 받으러 가는 헬스장과의 거리는 1KM 남짓한 거리에 있다. 작년 12월 25일부터 아침 6시부터 50분간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PT를 받기 시작했다. 1KM 남짓 거리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비가 올 때는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한 손으로만 중심을 잡고 다녔다. 조금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늘 그렇게 다녔다.

집에서 헬스장을 가는 길은 약간 경사진 오르막이 많아서 비교적 안전하다. 헬스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상대적으로 내리막 구간이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가 난다. 이날 사고도 PT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리막길에서 발생했다. 집으로 가려면 반드시 왕복 4차로 대로를 건너야 한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자동차가 속도를 내 달리기 때문이다. 늘 횡단보도로 다니지 않고 차량이 없으면 상황에 따라 도로를 무단 횡단했다. 머릿속은 이때가 가장 위험하고 안전을 최고로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횡단보도 신호를 최대한 이용하게 된다.

어제도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 표시가 들어온 것을 갑자기 보게 됐고, 핸들을 틀면서 생각과 행동이 분산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 앞으로 가는 자전거와 갑자기 방향을 틀게 된 손동작이 머리에서 미처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뿔싸! 이렇게 순간적으로 사고가 나는 것이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 부분이 따깝고 통증이 느껴졌다. 집에 비상약을 찾아보니 오래되어 탄력이 떨어진 밴드와 후시딘 연고밖에 없었다. 대충 상처 부위를 정리하고 연고 바르고 손바닥 까진 부분만 밴드를 바르고 출근했다. 통증은 오후가 될수록 서서히 심해졌다.

몸 하나가 ‘사소한 부주의로 이렇게 고생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얼마나 다행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의 사고는 참 많은 것을 나에게 던져 주었다.

조심의 반대는 방심이다. 내가 방심했구나. 조심한다고 했지만, 순간 방심한 것이다.

인간의 무지와 늘 사고가 내 옆에 상존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새벽 운동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자동차와 부딪힐 수도 있다. 자칫하면 목숨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는 커거나 적거나 순간적이다. 지나간 시간을 0.1초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과거는 지우고 앞으로 이런 일을 더 안 만드는 것이다. 뼈아픈 반성을 통해 행동을 달리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하고, 1초 빨리 갈려다 ‘영원히 갈 수 있다.’라는 사실을 몸소 학습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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