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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사 이목원 Oct 30. 2021

[책 리뷰] 난치병을 통해 깨달은 것

[책 리뷰] 난치병을 통해 깨달은 것


“정신없이 달려온 삶이 하루아침에 멈추었을 때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후회 없이 살아가겠노라고. 진심이 향하는 길로 걸어가세요. 그 길이 당신 삶의 정답이니까요.“

지나영, 그녀는 존스홉킨스대학 소아정신과 교수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난치병을 통해 깨달은 것은 마음이 흐르는 대로 후회 없이 살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죽음과 마주치면서 삶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작년 11월 ’마음이 흐르는 대로‘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이 왜 끌렸을까? 나에게 물어봤다. 그녀가 난치병을 통해 얻은 삶의 진지한 깨달음이었다. 존스홉킨스대학 소아정신과 교수라는 최고의 직업과 불치병이라는 프레임이 하나의 스토리가 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그녀가 자라온 환경도 평탄하지 않았다. 

1976년 대구에서 봉제공장 일을 하는 부모님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둘째 아이는 내심 아들을 기대했던 아버지,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대구에서 어린 시절은 열악 그 자체였다. 대구 가톨릭 의과대학 졸업 후 의정부 성모병원 인턴을 수료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나 미국 의사 국가고시를 최상위 성적으로 통과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 노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정신과 레지던트에 합격해 동대학 소아정신과 펠로우 과정까지 이수했다. 존스홉킨스 연계병원인 케네디크리거인스티튜트에 소아정신과 교수진으로 합류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오로지 자신만의 꿈을 향해 달려왔던 삶이 그려졌다. 이름도 없는 지방의대를 졸업해서 하버드대학을 거쳐 존스홉킨스 연계병원인 소아정신과 교수가 되었다는 사실도 크게 다가왔다. 학부가 별 볼일 없어도 노력만 하면 세계명문대를 거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2017년 5월, 결혼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 불치병의 신호가 찾아왔다. 난치병 신호가 있기 전, 두세 달 동안 불임 치료를 받으며 시험관 시술을 통한 임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11월 초에 가까스로 자율신경계 장애 중 하나인 신경매개저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달려왔던 길이 성공이었을까 저자는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그녀의 나이 42살 때였다.      

“그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던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병을 앓기 전의 나보다 앓고 난 후의 내 모습을 더 사랑한다.” 

109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병마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은 것이다. 시험관 아이를 가지는 것을 포기하며 아이 없는 삶을 받아들였다. 비워낼 것은 비워내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는 삶의 자세였다.

과거 보다 현재 삶을 더욱 사랑하기까지는 난치병을 견뎌낸 절대적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42살 때 시험관 아기를 갖는다는 것, 나이가 많음에도 왜 시도 했을까? 모성 본능이 작용한 것 같다. 자연의 순리로 보면 늦어도 너무 늦다. 인간 에게는 모든 복을 다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 가지는 것을 포기할 때 심정이 느껴졌다.     

이 책은 1장에서 4장까지 있다. 

1장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것일까. 2장 삶의 무게를 덜어내자 비로소 보이는 것들, 3장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4장 거칠고도 소중한 내 삶을 걸고.

책 내용을 구분한다면, 난치병을 중심으로 그 전에 살았던 삶의 방식과 형태, 난치병을 앓고 난 후 깨달았던 삶으로 나눌 수 있다.

인생에서 순탄하게 가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찾아오는 삶의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만약 내가 이러한 난치병이 갑자기 찾아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물어봤다. 과거의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에서 단련은 되었다 하더라도 난치병이 찾아온다면 또 다른 고통과 직면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늘 감사해야 한다. 부정보다는 긍정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자신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어떤 악조건이 발생하더라도 버리지 말아야 삶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삶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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